#. 일본인 B씨는 2019년 4월 강남구 도곡동의 한 고급빌라를 27억9500만원에 매입하면서 세입자 보증금 25억1500만원을 이용했다. 자기 자금은 2억8000만원으로 전체의 10.01%에 불과했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등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을 쓸어 담는 와중에 일부가 우리나라의 규제 허점을 노려 투기성 거래를 일삼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외국인의 경우 다주택자와 대출 여부 확인이 쉽지 않아 투기를 막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규제의 사각지대를 이용, 최근에는 세입자 보증금을 이용한 외국인 집주인들의 갭 투자가 횡행하고 있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이 서울·경기에 있는 주택을 구입하면서 세입자의 보증금을 이용한 사례는 2019년 54건에서 지난해 217건으로 네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6월 이후부터 12월까지 월평균 22.4건의 갭 투자가 이뤄지는 등 유사 사례가 계속해서 치솟는 모습이다. 이에 세입자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자신의 보증금이 갭 투자에 사용된 만큼 전세 보증금을 제때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외국인 집주인이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고 해외로 도주할 경우 손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을 이용한 다른 투기 사례도 넘쳐난다. 서울 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에 따르면 서남아시아 출신 60대 남성 C씨는 무역비자로 국내에 들어와 갭 투자 등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로 최근 검찰에 송치됐다.
C씨는 2017년 7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인천과 부천 소재 빌라와 오피스텔 등 부동산 7채를 매입하고, 이를 임대해 수익을 올리는 등 비자의 범위를 벗어난 활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작년 8월 국세청이 발표한 아파트 42채를 갭 투자로 사들인(거래금액 67억원) 40대 미국인의 사례도 세간에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이처럼 외국인에게 한국 부동산은 규제 무풍지대로 불리며 관심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현재는 조금 주춤해졌으나, 중국 등 해외에서 한국의 부동산을 확실한 안전자산으로 인식해 투자수요가 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중국 베이징에 거주 중인 50대 중국인 장모씨는 2016년 12월께 서울 종로구의 한 아파트 전용면적 84㎡를 5억5000만원에 매입한 이후 줄곧 한국 부동산에 높은 관심도를 보이고 있다. 이 아파트 호가가 현재 9억원을 웃돌면서 한국 부동산의 가치에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첫 아파트 구매 뒤 용산구 한남동에도 상가 한 동을 매입했다. 장씨는 "한국으로 출장을 올 일이 있을 때마다 무조건 중개업소를 방문해 매물을 확인한다"면서 "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다시 둘러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선화 서울글로벌부동산협회 회장은 "국내 부동산을 매입하는 외국의 비율은 국적만 외국인인 '재외동포' 비율이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다"면서도 "비거주 외국인들도 한국 부동산 투자에 눈을 뜨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조금 주춤하지만, 팬데믹만 잠잠해지면 다시 불붙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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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들의 부동산거래는 활발한데 아무도 느끼지 못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런 기사 많이 보도돼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