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출국 직전 자신의 SNS에 “오스트리아는 중립국인 스위스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면서 “오스트리아의 수준 높은 과학기술과 우리의 상용화 능력이 만나면 두 나라 모두에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국빈 방문 소회를 남겼다.
문 대통령은 “오스트리아의 힘은 분단의 위기를 극복한 중립국이라는 것에 있다”면서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이었지만 좌우를 포괄한 성공적인 연립정부 구성으로 승전국들의 신뢰를 얻었고, 이후 10년의 분할 통치 끝에 완전한 통일 국가를 이뤘다”고 회상했다.
이어 “오스트리아는 이념을 초월한 대연정으로 안정적 정치구조를 이뤘다”면서 “그 힘으로 빈에 위치한 수많은 국제기구와 함께 세계 평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소록도 한센병 환자들을 돌봐준 마리안느, 마가렛 (간호사) 두 천사의 고향이며 모차르트, 요한 슈트라우스, 슈베르트 같은 대가들을 배출한 고전음악의 나라”라며 “다뉴브강이 낳은 오스트리아의 정치와 과학, 인문과 예술의 성취는 훌륭하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강이 이룬 기적의 역사 역시 못지않다”면서 “외교 현장에서 느낀다. 경제도, 코로나 극복도, 문화·예술도, 우리는 우리 생각보다 세계에서 훨씬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 차례다. 선도국가,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어 세계사에 새로운 시작을 알릴 수 있다”면서 “우리 국민들은 충분한 자격이 있다. 이제는 우리가 자신을 믿을 때”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는 화이자와 모더나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개발 중인 독일 제약사 큐어백사 경영진과 ‘화상 면담’을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독일 큐어백의 프란츠 베르너 하스 최고경영자(CEO)에게 “큐어백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생산 거점으로 한국을 우선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하일리겐크로이츠 수도원 방문으로 오스트리아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스페인 이동을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유서 깊은 중세수도원을 짧은 시간이나마 둘러 볼 수 있게 되어, 가톨릭 신자로서 특히 기쁘다”면서 “바쁘신 와중에도 동행해주신 오스트리아 대통령 내외분의 배려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인 14일에는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와의 회담을 잇달아 소화하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방역·백신 협력 강화는 물론 과학기술·신산업 분야 협력 확대, 문화·인적교류 확대 등을 위한 조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은 판 데어 벨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동의한다면 북한에 대한 백신 공급 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수도인 빈의 시청을 찾아 도시재생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조했고, 볼프강 소보트카 연방하원 제1의장과의 면담에서 양국 의회 교류 확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위치한 벨베데레궁에서 벨렌 대통령과 다뉴브강에서 잡은 농어를 메뉴로 한 만찬을 가지기도 했다.
벨베데레궁은 오스트리아의 대표적 화가인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쉴레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만찬 메뉴는 제철을 맞은 아스파라거스, 다뉴브강에서 잡은 농어를 이용한 오스트리아 전통 음식으로 구성됐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만찬에서는 한국과 오스트리아 음악가들로 이뤄진 ‘한국·오스트리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한국 작곡가 김한기의 ‘한국 모음곡 1번’과 오스트리아 작곡가인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실내악 작품 등이 연주됐다.
한편 문 대통령은 스페인에서는 2박 3일 동안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 머무르며 펠리페 6세 국왕이 주최하는 국빈 만찬,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의 회담·오찬, 상원 및 마드리드 시청 방문, 경제인 행사 참석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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