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법정 최고금리(연 24%) 제한을 위반한 P2P(온라인투자연계)금융 회사들에 대한 제재 수위를 기존 중징계에서 경징계로 낮추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고금리를 초과해 이자를 받은 P2P업체들에 대부업법 제13조 1항이 아닌 6항을 적용해 다음달 중 제재를 확정 짓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최고금리 위반에 따른 제재를 규율한 대부업법 13조(영업정지 및 등록취소 등)에서 1항은 1년 이하의 영업 전부 또는 일부 정지를, 6항은 대부업자와 임직원에 대한 주의·경고·문책 등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부업법은 제재 수위를 명시적으로 나누지 않았으나 1항은 중징계, 6항은 경징계로 해석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업계 5위 테라펀딩 등 P2P업체 6곳에 대부업법 13조 1항을 적용, 각각 영업정지 3~6개월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대출이자와 P2P 중개수수료를 합해 연 24%가 넘는 이자를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대부업법 제8조에 따라 수수료 등 명칭이 무엇이든 대부와 관련해 받는 것은 모두 이자로 간주한다. 영업정지 이상 제재는 금융위 정례회의 의결을 통해 확정되는데, 해당 안건은 아직 안건소위에도 상정되지 않았다.
당국이 법 13조 6항 카드를 꺼내든 것은 시장 불안을 가라앉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영업 중인 P2P 회사는 영업 전부정지 처분을 받으면 향후 3년, 일부정지 확정 시 2년간 법정 P2P금융업자로 등록할 수 없다. 기존 업체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에 따라 8월 말까지 등록을 완료해야 해 영업 정지를 받으면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한다. 폐업하더라도 해당 업체는 대출채권에 대한 추심 의무를 이행해야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금 미상환 불안이 클 수밖에 없다. 테라펀딩에 물려 있는 투자잔액만 1000억원에 육박한다.
제재 결정은 이르면 다음달 7일 결정 날 전망이다. 경징계는 금감원장이 내릴 수 있으나, 금감원 제재심이 중징계를 결정한 만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경감하는 절차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 오는 23일에도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으나, 당국은 18일 열리는 안건소위에 관련 안건을 부의하지 않을 계획이다.
경징계가 확정되면 테라펀딩을 비롯한 6개 업체는 당국 등록 절차를 밟게 된다. 6개사는 지난달 말 등록을 신청했다. 다만 현재 제재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금감원은 이들 회사에 대한 등록 심사에 나서지 않은 상태다. 한편 당국이 6개사 전체에 경징계 처분을 내리지 않고 일부 업체에는 중징계 원안을 유지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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