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술주 상승 기대감에 ‘상하이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 투자 열기가 뜨겁다.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커촹반 추적지수인 커촹반50지수는 최근 석달 새 약 25% 올랐다. 지난 3월말 1200선 저점에서 현재 1500선으로 300포인트 넘게 뛰었다. 21일 종가는 1528.13포인트로 약 1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자금도 커촹반으로 밀려오고 있다. 이달 들어 현재까지 외국인은 상하이·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 교차거래 채널인 후강퉁·선강퉁을 통해 중국 본토 증시에서 모두 4억 위안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같은 기간 커촹반에서만큼은 12억 위안(약 2098억원) 넘게 순매입했다. 외국인이 투자 가능한 커촹반 종목이 20여개에 불과하다는 걸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적표다.
최근 커촹반 투자 광풍 배경에는 △화웨이 훙멍OS 국유화 △반도체·배터리 업종 호황세 △탄소중립 계획 등 여러가지 호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최근 전 세계 반도체 공급난 속 반도체 시장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진입하면서 중국 반도체 업종도 강세를 보이는 중이다. 지난해말 기준 커촹반에 상장한 반도체 기업은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중신궈지(SMIC)를 비롯해 모두 33곳으로, 전체 커촹반 상장사 시총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전기차 시장 호황으로 배터리주도 고공행진 중이다. 이밖에 중국의 2060년 탄소중립 선언으로 태양광·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주가 힘을 받고 있는 것도 커촹반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선 커촹반 투자 광풍 속 '제2의 마오타이'가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중국 상하이·선전 증시를 통틀어 대장주인 중국 주류업체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 주가는 21일 종가 기준 주당 2090위안 선에 머물고 있다. 시가총액은 2조6000억 위안이 넘는다.
최근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커촹반에 상장된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 스터우커지(石頭科技, 로보락, 688169), 중국 프로젝터 제조업체 지미커지(极米科技·XGIMI, 688696), 중국 바이오제약업체 캉시눠(康希諾·캔시노, 688185)를 '제2 마오타이 잠재주'로 꼽았다.
특히 스터우커지는 현재 주가가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며 주당 1500위안 선에 근접해 구이저우마오타이 다음으로 비싼 주식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2월 커촹반 상장 이후 주가는 현재 공모가 대비 5배 넘게 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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