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1일 창립 51주년을 맞아 직원들에게 던진 화두는 ‘세상을 뛰게 하는 심장’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용인 기흥사업장에서 임직원 20여 명과 소박한 기념식을 한 것에 비해 기념사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지난달 ‘미국 배터리 사업 투자’를 공언했던 그가 말하는 삼성SDI의 심장은 글로벌 시장으로 향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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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삼성SDI 사장이 1일 용인 기흥사업장에서 창립 51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제공]
삼성SDI는 1970년 진공관과 브라운관 생산 업체로 시작해 LCD, PDP, AM-OLED 등까지 생산하는 종합 디스플레이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다 1990년대 후반 들어 2차전지(배터리)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2014년 전자재료까지 아우르며 에너지·첨단 소재 기업으로 변모해왔다. 다소 후발 주자지만,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등 중대형 배터리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전 세계 ESS 시장 중 삼성SDI의 점유율은 독보적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글로벌 ESS 시장에서 삼성SDI는 3.8GWh를 설치해 점유율 35%로 1위다. 배터리의 경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5위지만 꾸준히 투자를 확대해 국내 3대 업체 중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다. 올해 2분기부터는 전기차 배터리 부문의 흑자 전환도 예상한다.
연내 미국 공장 투자 계획 발표도 유력하다. 삼성SDI는 미국 내 배터리팩 조립 공장이 있지만, 배터리셀은 해외에서 들여와 조립하고 있다. 전 사장은 지난달 ‘인터 배터리 2021’에서 “미국에서 JV(합작법인) 설립이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결정된 건 없지만 시장 진출 준비는 잘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전 사장이 글로벌 시장 확대에 있어 특히 강조하는 것은 ‘초격차 기술력’이다. 이날 창립 기념사에서도 전 사장은 “초격차 기술 및 품질과 안전성 확보 미래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뛰어난 기술이라도 품질과 안전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고객으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며 “초격차 기술 및 품질과 안전성 확보로 ‘고객의 가슴’을 뛰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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