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빅테크 대표주자인 카카오뱅크(카뱅)는 다음달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시장에서 예측하는 카뱅의 기업가치는 15조~18조원가량이다. 내달 6일 상장한 이후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수준에서 결정되고 개장 이후 상한가를 찍는 ‘따상’을 기록하면 카뱅의 시가총액은 40조원대로 불어난다.
이는 현재 금융지주 시총 1위인 KB금융(21조1230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으로, 단숨에 금융주 시총 1위에 올라설 전망이다. 따상에 실패하더라도 카뱅의 시가총액은 KB금융, 신한지주(19조4200억원)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전통 금융권을 위협하는 빅테크는 비단 카뱅뿐만이 아니다. 간편결제 플랫폼인 카카오페이 역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으며, 카뱅 흥행에 따라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의 IPO도 점쳐지고 있다. 또한, 빅테크 기업들은 은행과 증권에 이어 보험업 진출까지 본격화하면서 금융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은행 등 여러 금융기관의 대출금리를 한눈에 비교하고 번거로운 절차 없이 금리가 낮은 쪽으로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토스,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위주로 해당 플랫폼을 운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플랫폼 종속에 따른 고객 이탈을 우려한 시중은행들이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수차례의 업계 간담회를 통해 갈등 중재에 나섰지만, 빅테크와 은행권 간 갈등의 골은 점차 깊어지는 모습이다.
전통 금융권에서 빅테크 기업으로의 인력 유출 문제도 떠오르고 있다. 현재 인터넷은행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과 전통 금융권보다 높은 고액 연봉을 제시해 주요 인력들을 끌어가고 있다. 일례로 토스뱅크의 경우 전체 임직원 160여명 중 경력직 은행원으로 넘어온 인력이 50여명에 달한다.
마이데이터 사업,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도 꺼지지 않고 있다. 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의 개인신용정보를 한 번에 통합 관리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내달 공식 출범할 계획이었지만, 일부 핀테크 기업들의 준비 부족을 이유로 오픈 한 달을 앞두고 무기한 연기됐다.
빅테크 기업과 같은 비금융사업자에게 소액 후불결제와 계좌개설, 선불지급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금법 개정안을 두고는 전통 금융사들이 ‘빅테크 특혜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시장 진출에 따라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이 높아졌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빅테크에도 전통 금융권과 같은 잣대를 적용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빅테크에게 필요 이상의 특혜가 지속되는 이상 전통 금융권과의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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