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가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1일 교보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았다. 앞서 키움증권과 현대차증권도 예비허가를 받고, 미래에셋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이미 본허가를 받아 서비스 오픈을 준비 중이다. 현재 NH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대신증권 등도 예비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란 여러 금융회사와 공공기관이 가지고 있는 고객 정보를 모아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마이데이터가 기존 맞춤형 서비스와 다른 점은 정보 관리 주체가 고객이라는 점이다.
기존에는 각 기업들이 일방적으로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했다면 마이데이터 산업에서는 고객이 허가한 개인정보들을 기업이 받아 사용한다. 정보의 흐름이 반대로 바뀌는 것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부각된 건 최근 데이터 3법(개인정보 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으로 개인의 정보가 '개인정보', '익명 정보', '가명 정보' 등으로 나뉜 덕분이다. 세 가지 정보 중 대상을 특정하기 어려운 익명 정보와 가명 정보는 기업이 활용할 수 있게 됐지만, 개인정보는 개인의 허락을 받아야 쓸 수 있다.
사실상 데이터 3법 개정 때문에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지 못하면 고객 정보를 활용한 서비스 개발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 그 결과 기업은 익명 정보와 가명 정보를 활용해 유용한 빅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고객에게 받은 개인정보와 결합해 맞춤 서비스를 개발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금융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가장 선두에 있는 곳은 업계 최초로 본허가를 받은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교보생명, 한화손해보험 등과 손잡고 예·적금 상품과 대출, 보험, 카드 등을 추천하는 개인별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뒤이어 본허가를 따낸 하나금융투자도 서비스 출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나은행과 하나카드사, 핀크 등 하나금융그룹 내에서만 4개 계열사가 마이데이터사업 본허가를 받았다는 점이 강점이다.
최근 예비허가를 받은 교보증권은 7월 초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을 전담하는 디지털신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이를 통해 본허가 획득에 최선을 다한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1월 신설한 디지털플랫폼본부를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 중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빠르면 오는 12월 1일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산관리와 투자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경쟁 초기부터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장 수익이 나지는 데이터는 먼저 쌓을수록 많이 쌓인다는 점에서 허가와 서비스 출시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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