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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5G] 美, 돌아온 무제한 요금제 경쟁…"5G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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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1-08-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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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5G 경쟁이 본격화하며 과거 3G 시대의 주요 마케팅 수단이었던 무제한 요금제 경쟁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기존 저렴한 요금제 사용자나 4G(LTE) 가입자가 5G 요금제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12일 IT 전문매체 피어스 와이어리스는 미국 주요 이통사들이 5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경쟁을 시작했다며 이처럼 보도했다.

가장 먼저 5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한 곳은 T모바일이다. T모바일은 지난 2월 월 85달러(약 9만8898원)에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마젠타 맥스 요금제'를 도입했다. 기존 무제한 요금제는 일정량 이상의 데이터를 소진하면 속도 제한을 걸었으나, 마젠타 맥스 요금제는 4G나 5G 데이터 사용량에 관계없이 속도·데이터 제한을 하지 않는다. 다만 월 40GB를 초과해 사용할 경우 모바일 핫스팟 데이터를 3G 속도로 줄인다.

뒤이어 AT&T는 지난달 기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언리미티드 엘리트' 요금제의 데이터 속도 조절을 없앴다. 기존에는 100GB 이상 데이터를 소진하면 속도가 느려졌으나, 이러한 제한을 해제해 데이터 사용량에 관계없이 빠른 5G 속도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T모바일과 마찬가지로 월 40GB 이상 데이터를 사용하면 모바일 핫스팟 데이터는 제한한다.

속도와 데이터 사용량 제한을 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해 빠른 속도라는 5G의 강점을 살렸다. 기존의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객이 속도 제한을 없앤 무제한 요금제로 업그레이드하도록 유도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버라이즌은 아직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경쟁에 동참하지 않았다. 버라이즌의 가장 비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인 '겟 몰 언리미티드'는 월 데이터 사용량이 50GB를 초과하면 속도를 제한한다. 데이터를 30GB 이상 사용하면 모바일 핫스팟 데이터도 조절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이터 무제한 실효성 없다? 업계 "긍정적"
일각에서는 AT&T와 T모바일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마케팅의 실효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속도와 데이터 사용량 제한을 완전히 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더라도 이용자들의 실제 데이터 사용량은 한참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고객 유인책이 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최근 발표한 '에릭슨 모빌리티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의 스마트폰 월평균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은 약 11GB다. 현재 전 세계 월평균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은 10GB를 초과했다. 미국 이통사가 속도를 조절하는 40~50GB에 미치지 못한다.

한국 5G 가입자의 월평균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은 이보다는 다소 많으나, 데이터 사용량이 일정량 이상으로 증가하지 않는 점은 비슷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발표한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1가입자당 트래픽은 지난 1년간 월평균 22.92~26.77GB 사이를 오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25.96GB를 사용했다.

그러나 미국 이통사가 제공하는 5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데이터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컨대 AT&T의 언리미티드 엘리트 요금제는 워너미디어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HBO 맥스와 구글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태디아 프로'를 함께 제공한다. T모바일의 마젠타 맥스 요금제에 가입하면 OTT 넷플릭스를 구독할 수 있다. 무제한 데이터 사용뿐 아니라 함께 제공되는 서비스를 통해 만족감을 느낀다.

피어스 와이어리스는 "미국 소비자들은 이러한 프리미엄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AT&T와 T모바일은 실제 고객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제프 맥엘프레시 AT&T커뮤니케이션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투자자들과의 통화에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며 "기존 고객을 5G 단말기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시버트 T모바일 CEO는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차별화한 제품인 마젠타 맥스 요금제 채택이 늘어나고 있다"며 "마젠타 맥스 요금제 고객은 다른 고객에 비해 더 많은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에는 "마젠타 맥스 요금제 가입자는 다른 5G 고객보다 데이터를 40% 더 많이 쓰고 있다. 4G 사용자는 평균보다 무려 70%나 더 많은 데이터를 소비하고 있다"며 "영상과 음악 외에도 소셜미디어(SNS) 참여도도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과거에도 3G 확산 위해 채택한 전략…5G 증가하면 철회 가능성
그러나 이 같은 무제한 요금제 경쟁은 장기적으로 지속하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3G 도입 당시에도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도입 경쟁이 시작됐다. 2G 이용자의 3G 가입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활용한 것이다. 그러나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이 인기를 얻으며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자 이통사들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철회했다. AT&T와 T모바일은 4G 고객의 5G로의 업그레이드를 유도하기 위해 3G 도입 당시와 비슷한 전략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5G 가입자들의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나면 과거 3G 시절과 마찬가지로 5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철회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장기적으로 5G 데이터 사용량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에릭슨 모빌리티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당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오는 2026년 말에는 35GB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총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의 53%는 5G 네트워크 트래픽으로 예상된다. 현재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의 66%는 영상 트래픽이 차지한다. 2026년에는 전체의 77%를 영상 트래픽이 차지할 전망이다.

피어스 와이어리스는 "AT&T와 T모바일의 언리미티드 엘리트, 마젠타 맥스 요금제 이용자는 한동안은 속도 조절이나 데이터 사용량 제한이 없는 무제한 데이터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과거를 비춰볼 때 5G 데이터 월평균 사용량이 40~50GB 가까이 증가하기 시작하면 속도 조절이나 사용량 제한이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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