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택도시공사(SH) 노동조합이 현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SH사옥을 중랑구 신내동으로 옮기는 서울시 계획을 놓고 "비경제적이고 공공의 이익을 상당히 훼손하는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SH노조는 18일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공사는 비민주적·비합리적·비경제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일방적인 사옥 이전을 즉시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옥을 이전할 중랑구 신내동 부지는 SH공사 소유로, 당초 학교용지로 계획됐지만 중랑구청의 특성화고교 유치 실패로 10년 이상 미분양 용지로 방치됐던 땅이다.
공사는 2019년까지 공공주택 건설을 위해 토지 용도변경을 중랑구에 요구했지만, 중랑구는 이를 수차례 거부하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느닷없이 '강남·북 균형발전'을 들먹이며 SH사옥 이전을 제안했다.
공사는 "중랑구와 유력 정치인이 공사 사옥이 창출하는 구매력을 과대포장하면서 마치 사옥 이전을 하면 천지가 개벽할 것처럼 지역주민들을 호도하고 있지만 실증적인 데이터는 어디에도 없다"면서 "사옥 이전을 주장하는 그 누구도 10만여명에 달하는 공사 방문 시민들의 접근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현 개포동 사옥의 겨우 지하철 3호선 대청역이 공사 정문과 연결돼 고령자, 장애인 등 교통 약자들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반면 중랑구로 이전할 경우 지하철 6호선과 경춘선 신내역을 이용할 수 있지만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로 환승하거나 도보로 12분 이상을 걸어야 한다. 지하철 배차 간격도 대청역보다 신내역이 최소 2~6배 더 길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지방공기업평가원이 내놓은 타당성 검토 결과, 신사옥 건립 비용은 총 4371억원으로 개포동 사옥 매각대금(3200억원 추정)을 제외하면 1171억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5년간 공사의 임대주택사업 손실이 1조9000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사옥 이전은 경제적·재무적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신임 사장 취임 후 원점부터 다시 사옥 이전을 논의할 것"이라며 "경영진이 그릇된 의사결정을 내린다면 업무상 배임 등 일체의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강남·북 균형 발전' 사업의 하나로 현재 강남구 개포동에 있는 SH 사옥을 2024년까지 중랑구 신내동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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