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에 빠진 한국] 부채 리스크 최소화하려면…전문가들 "기준금리 인상·구조조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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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1-08-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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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창구 모습,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아주경제 DB]

시중은행에서 2금융에 이르기까지 금융권 전방위에 걸쳐 ‘유동성 잔치’ 속 부채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와 자금 수요가 있는 한 당분간 대출 증가세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그 충격을 완화할 해법으로는 무조건적인 대출총량 조절규제보다는 기준금리 인상과 ‘옥석 가리기’를 통한 구조조정 등 점진적 출구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전문가들은 최근 일련의 부채 증가세가 과도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한목소리를 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시중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대출도 3배 이상 증가했고 그 증가속도 역시 빠른 상황”이라며 “특히 은행권 대출 증가규모 10조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주택담보대출이다.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부채 증가의 주 요인 역시 이처럼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와 저금리, 코로나 관련 자금수요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기관에서)돈을 빌리는 비용이 이자인데 그 이자율보다 부동산이나 주식, 가상자산 등에 투자해서 벌 수 있다고 기대하는 수익률이 더 높아 결국 빚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또 코로나 관련 생활자금 수요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의 각종 규제에도 당분간 부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부가 대출 규모를 잡겠다고 하지만 항상 규제에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면서 “전세대출 역시 주택시장에 있어서는 자금의 일종에 해당하고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도 개인사업자대출 등 용도에 따라 최대 70%까지 가능하다. 또 DSR 규제 역시 은행권과 비은행 규제가 다르다는 점도 대출 규제에 있어서는 사각지대”라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도 금융당국 규제만으로는 대출 억제에 한계가 있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하며 한은의 선제적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성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상황 악화로 자금 수요가 지속되고 있어 가계대출 증가는 불가피하다”면서 “무리한 규제로 총량을 조절하기보다는 유동성 공급을 축소하기 위한 선제적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훈 동국대 교수도 기준금리 인상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언급했다. 강 교수는 “(부동산 등)자산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는 공급을 많이 하거나 금리를 조정하는 등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 조치가 실행되더라도 당장 부채 증가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서지용 교수는 “신규 대출자들의 경우 투자나 주택구입 등 목적이 분명한 데다 워낙 저금리 기조가 오래되다 보니 이미 시중은행 대출에는 선반영이 돼 있는 상황”이라며 “기준금리가 조금 오른다고 해서 대출을 꺼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대신 기존에 이자를 내고 있던 대출자들에게 영향을 미쳐 연체 리스크가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출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과정에서 야기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대출 총량 관리에 나설 경우 생계형 대출이 필요한 차주들의 자금줄이 막히는 결과를 초래하는 만큼 이들에 대한 자금 공급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금리 인상 시 가장 고통을 많이 받는 이들 역시 결국 대출이 필요한 서민인 만큼 그에 대응하는 정책금융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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