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시행 중인 대출 만기 연장 등 정책적 지원에 따른 착시 효과라는 분석이 많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이 전분기 말보다 11.5%(1조6000억원) 감소한 12조2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1일 밝혔다. 부실채권의 86%는 기업여신(10조5000억원)이었으며, 가계여신(1조6000억원)과 신용카드채권(1000억원)이 뒤를 이었다.
은행은 대출채권을 정상·요주의·고정·회수 의문·추정 손실 등 5개로 나눠 관리하는데,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여신부터 그 이하 여신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한다.
전체 채권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부실채권비율)은 전분기 말 대비 0.08%포인트 하락한 0.54%로 나타났다. 역대 최저 수준으로 1년 전보다는 0.17%포인트 내렸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여신의 부실채권 비율 감소폭(전분기 말 대비 0.13%포인트)이 가계여신(0.02%포인트 하락)보다 컸다. 6월 말 기준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76%, 가계여신은 0.18%였다.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대출 만기 연장, 원리금 상환 유예 등 금융지원 정책에 따른 착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상환 기한을 미루면서 부실 가능성이 있는 채권도 지금은 정상 채권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부실채권에서 은행이 부실을 대비해 쌓아두는 대손충당금잔액이 차지하는 비율(대손충당금잔액비율)은 155.1%로 전분기 말 대비 17.7%포인트 상승했다. 1년 전보다는 33.8%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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