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7개월이 넘게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여 온 8만 보건의료인들이 ‘코로나 번아웃’을 호소하며 ‘9월 2일 전면 총파업’ 카드로 배수진을 치고 있다.
정부는 보건의료인들의 고충을 헤아려 대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보건노조의 핵심 요구를 들어주는 문제를 두고 막판까지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는 보건노조가 요구하는 공공의료 강화, 보건의료인력 확충 등의 현안은 당장 정부가 확답을 약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당 조치들은 지방자치단체 의견 수렴과 상당한 재정이 필요한 만큼 공공의료 확충 협의체를 꾸려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관계부처 협의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보건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협상 시한을 하루 남기고 양측이 막판 릴레이 협상에 돌입하는 만큼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1일 보건복지부와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여의도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제13차 노정 실무 협상’을 벌인다.
복지부에서는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관, 박향 공공보건정책관 등이 참여하고, 노조 측에서는 송금희 사무처장, 이선희 부위원장 등이 배석한다.
양측은 앞선 12차 실무 협상까지 대다수 안건에 합의를 봤지만 공공의료 강화, 보건의료인력 확충 등 핵심 쟁점을 두고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핵심 의제로 △조속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코로나19 치료병원 인력 기준 마련 및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공공병원 시설 인력확충 및 적자 해소 △직종별 인력 기준 마련 및 간호등급제 개선 △교대근무제 시행 및 교육전담간호사 지원제도 확대 △불법 의료 근절 및 공공의대 설립 등을 요구하고 있다.
복지부는 지속적인 공공의료 확충 방침을 약속하겠지만 공공병원 신설·확충, 의료인력 수급 등의 예산 등이 수급되는 부분은 향후 협의체를 통해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노조는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면 2일 예고한 대로 총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전날 김부겸 국무총리와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중대본 회의와 담화 등의 메시지를 통해 노조 설득에 나섰다.
특히 권 장관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 예고로 걱정을 끼쳐 국민께 죄송하다”며 “마지막까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와 정부 양측은 이날 막판 협상이 앞선 12차 협상처럼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통큰 약속이나 노조의 양보가 있을 경우 극적으로 타결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일단 노조 파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노조 양측은 막판 협상이 타결되지 않더라도 향후 지속적으로 합의점 도출을 위한 협상은 이어가기로 했다.
방역당국, 파업 대비 비상대응 체계···"의료대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할 것"
정부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코로나19 진단검사에 차질이 없도록 보건소 선별진료소 운영 연장 등을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보건의료노조 파업에 따라 검사 지연이 예상되는 지역은 보건소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검사소의 운영시간 연장을 추진한다.
파업 민간의료기관 선별진료소 운영을 통한 검사 대응이 필요한 경우에는 일평균 검사 건수, 기존 배치 의료인력 규모 등을 고려해 군·소방청 등 의료인력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노조가 총파업을 강행하더라도 현재 의료기관이 운영하는 선별진료소 중에서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곳은 일부로, ‘의료대란’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민간 의료기관이 운영하는 선별진료소 368곳 가운데 쟁의조정 신청사업장에 해당하는 곳은 75곳으로 전체의 11.9%다.
이 75곳의 하루 검사량을 보면 평균 40건 미만으로, 전체 검사량의 2.6%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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