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수혜주로 꼽히던 자안바이오가 거래정지를 당했다. 부도를 맞았다는 풍문을 해명하라며 한국거래소가 내린 조치다. 주요 주주가 이미 지분을 털고 나간 것도 추가로 확인됐다. 예정됐던 주주총회도 취소되면서 투자자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이슈에 편승해 인기를 끌었던 일부 종목이 시간이 지나면서 저조한 실적과 부진한 주가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망된다.
자안바이오, 부도설에 거래정지··· 대주주도 떠나며 '무주공산' 신세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는 자안바이오에 대해 부도설의 사실 여부에 대해 해명하라며 거래를 정지했다. 답변 시한은 1일 오후 6시다.
하지만 주주총회 결의 이후 1대 주주 안시찬 대표의 지분율이 20.68%에서 1.29%로 내려간 것이 확인돼 의결권 부여 문제가 생기자 주총을 취소한 것이다. 안 대표는 현재 허위매출 신고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여기에 그동안 11.68%를 가지고 있던 2대 주주 자안홀딩스도 지분을 모두 장내매도했다. 결국 뚜렷한 주인이 없는 회사가 된 셈이다.
자안바이오는 원래 한솔그룹 소속의 한솔씨앤피라는 회사였다. 휴대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의 외장에 사용하는 특수도료를 생산하는 것이 주 사업이었다. 2016년 상장된 뒤 지난해 자안그룹에 매각됐다. 이후 사명을 바꾸고 한때 주가가 4만6000원을 넘기도 했다. 마스크와 위생용품 제조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면서 코로나19 수혜주로 지목된 덕분이다.
하지만 실적을 열어보자 투자자들의 실망이 이어졌다. 마스크 등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에는 투자를 했다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코로나 관련 매출은 전무했던 것이다. 결국 이번에 거래까지 정지되며 주가는 2995원에 멈췄다.
진단키트·마스크 팔겠다던 일부 상장사··· 관련 매출 없거나 급락
자안바이오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슈에 기대 주가를 끌어올리던 다른 종목들도 최근 급격한 부진을 겪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티지웰니스, 지나인제약, 엑세스바이오 등이 꼽힌다.
지티지웰니스도 코로나 19가 유행하자 진단키트와 마스크, 손세정제를 취급한다며 주가를 띄웠던 기업이다. 하지만 지티지웰니스는 지난달 18일 반기보고서에 대해 의견거절을 받았다.
회사가 미술품을 매입해 재고자산이라고 주장했지만, 회계법인 측은 이에 동의하지 않은 것이다. 해당 미술품에 대한 가치는 물론 거래에 따른 자금흐름도 확인할 수 없었다. 진단키트나 마스크 등의 매출도 반기보고서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
주가는 곧바로 하한가로 떨어졌다. 올해 한때 1만2000원을 넘던 주가는 현재 2700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광학렌즈 부품 전문회사 '코렌'에서 코로나 진단키트 제조에 나선다며 사명까지 바꿨던 지나인제약도 반기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았다. 심각한 자본잠식 상황인데 해결이 요원하다는 이유다. 진단키트 관련 매출도 확인되지 않았다.
의견거절 소식에 지나인제약도 하한가로 떨어졌다. 그 결과 지난 7월 한때 진단키트 기대감에 주가가 2000원이 넘었지만 지금은 600원에도 못 미친다.
엑세스바이오도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엑세스바이오는 실제 코로나 진단키트를 내놓고 해외에 판매하는 것도 성공했지만 백신이 보급되면서 관련 매출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엑세스바이오의 '화양연화'는 지난 1분기까지였다. 1분기 매출은 1억9900만 달러(약 2000억원)였다. 하지만 2분기 매출은 1941만 달러로 전분기의 10분의1 토막이 났다. 이 소식이 전해지나 엑세스바이오도 하한가로 직행했다. 7월 한때 3만5000원을 넘보던 주가는 현재 1만7000원 선에 머물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많은 종목들이 마스크와 소독제, 진단키트 등 새로운 테마를 형성하며 주가가 크게 오르내리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로는 관련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지도 않은 경우도 있고, 사업을 진행했더라도 코로나 대응 상황에 따라 관련 실적이 크게 흔들리는 경우가 있으니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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