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의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규모 70조원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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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1-09-2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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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월세자금' 목적 주담대, 4년여 만에 3배 가량 증가…전체 주담대의 16%

[사진=연합뉴스 ]

최근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갭투자'로 의심되는 전월세자금 목적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올해 상반기 7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은행 업무보고서를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중 전월세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대출을 받은 금액이 70조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 2017년 말(27조원)에서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은행권 자금용도별 주택담보대출 잔액[표=장혜영 의원실]


의원실에 따르면 이 기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27조9204억원이다. 그 중 주택구입 목적의 주담대 잔액은 217조 2895억원, 주택구입 외 목적의 대출은 210조6308억원이다. 주택구입 외 목적의 주담대 용도에는 전월세 등 주택임차용(70조3700억원)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이미 매입한 주택을 담보로 본인 거주 목적의 전월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의미다. 규모 뿐 아니라 전체 주담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8%에서 올해 6월 16.4%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들 대출은 전세가 있는 주택을 구매한 뒤 구매한 주택을 담보로 본인의 전월세 임차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무주택자가 서울에 13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매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현행 규제 상 총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4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반면 전세를 낀 동일 가격의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7억8000만원의 전세(전세가율 60% 가정)가 가능해 본인 자금은 5억2000만원만 투입하면 된다. 해당 대출은 주택 구입 목적이 아닌 만큼 전입·처분 의무도 없어 '갭투자'의 한 유형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장혜영 의원은 “각종 유형의 갭투자가 벌어지고, 정부가 규제를 하면 우회 방법을 찾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자산가격의 안정 없이 선제적으로 갭투자를 차단하는 일은 어려운 만큼 자산과세를 강화해 자산시장의 폭등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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