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의사당 전경[사진=유대길 기자]
올해 들어 금융위원회가 두 차례 이상 들여다보고도 수개월째 처리하지 못한 금융사 제재안이 8건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 8월까지 금융위가 두 차례 이상 논의한 금융사 조치안 37건 중 아직 처리하지 못했거나 두 달을 넘겨 처리한 안건은 14건(37%)이었다.
미처리 안건은 총 8건으로, 지난해 12월 3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의결된 삼성생명보험 대상 중징계 제재안 일부가 여기에 포함됐다.
금융위는 지난 3월 12일 처음으로 이 제재안을 부의, 총 6차례에 걸쳐 들여다봤지만 이날 기준 203일이 지나도록 처리하지 않고 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등 3개 금융사에 대한 조치안도 6월 18일 처음 논의된 이후 105일째 제자리 걸음입니다.
교보생명에 대한 종합검사 결과 조치안 일부도 77일째 답보 상태다.
환매 중단으로 1조원이 넘는 피해를 발생시킨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라임펀드)를 판매한 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KB증권에 대한 조치안도 이날 기준 217일째 미처리로 남아 있다.
지난해 11월 10일 금감원 제재심의위가 의결한 이 세 건은 지난 2월 26일 금융위서 처음 논의돼 최근까지 3차례 심사됐다.
다만 이 세 건은 금감원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내린 중징계 처분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과 맞물려 있어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비록 처리가 완료됐으나 소요 시간이 204일 걸린 안건이 3건이었다. 92일, 68일, 64일 소요된 안건이 각 1건씩으로, 총 6건이 여러 차례 심사대에 오르고도 두 달을 넘겨 처리됐다.
5∼36일 만에 처리된 안건은 19건, 40∼48일 만에 처리된 안건은 4건이었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에서 결정된 금융사에 대한 조치안은 금융위 '안건소위위원회'의 사전 검토·조율을 거쳐 정례회의로 올라간다. 금융위원장, 금감원장 등이 참석하는 이 정례회의에서 조치안이 최종 확정되는데, 안건소위가 이를 올리지 않으면 그 기간만큼 금융사에 대한 제재 확정은 미뤄지는 셈이 된다.
강민국 의원은 "투명성이 결여된 비합리적 운영방식 때문에 안건 처리 지연이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단 4명이 결정을 내리는데도 회의 관련 내용이 비공개에 부쳐지고 회의록조차 없다면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안건 처리가 지연될수록 제재 대상 금융회사의 로비 개연성이 높아질 수 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 안건을 조속히 처리하고 안건소위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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