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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5일 서울 그랜드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이제는 (남북이) 함께 번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남북 통신연락선을 55일 만에 재복원한 가운데 문 대통령이 재외동포들 앞에서 남북 관계 개선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재외동포들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남북으로 나눠진 두 개의 코리아는 안타까운 현실일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대립할 이유가 없다. 체제 경쟁이나 국력의 비교는 이미 오래전에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모국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보내 준 동포사회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앞으로도 동포사회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위기 극복에 중요한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동포들은 고된 타향 생활에서도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광복군을 후원했다”면서 “온 민족이 함께 힘을 모아 마침내 독립을 이뤄낸 역사적 경험은 해방 후에도 대한민국이 전쟁과 가난, 독재와 경제위기를 이겨내는 큰 힘이 됐다”고 했다.
또한 “지난해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앞에서 우리의 저력은 다시 빛났다”면서 “동포들은 모국에 방역물품과 성금을 보내주셨다. 또한 거주국의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비롯한 취약계층에게 마스크 등 방역필수품을 나눠드렸고, 어려운 동포와 이웃을 도왔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 각지에서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격언을 실천해 온 동포 여러분 덕분에 대한민국의 위상도 높아졌다”면서 “각국 정부와의 협력도 더욱 강화됐다. 뛰어난 민간외교관 역할을 해 오신 재외동포 한 분, 한 분이 참으로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조국은 여러분이 어렵고 힘들 때, 언제나 여러분 곁에 있다. 여러분이 조국에 자부심을 가지실 수 있도록 정부는 더욱 세심하게 노력하겠다”면서 “정부는 ‘해외 체류 국민과 재외동포의 보호와 지원’을 주요 국정과제로 선정해 실천해 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무엇보다 코로나 확산 속에서 동포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한인회와 협력하고, 현지 정부와 공조해 막힌 하늘길을 열었다”면서 “지금까지 122개국 6만2200명의 재외국민을 안전하게 귀국시켰고 46개국, 2만2500명의 재외국민을 거주국으로 안전하게 복귀시켰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동포사회 성장과 더불어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했다”면서 “세계무역개발회의는 만장일치로 대한민국을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격상시켰다. 세계적으로 사상 최초의 일”이라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문화·예술·스포츠를 통해 만든 대한민국의 ‘소프트 파워’가 매우 자랑스럽다. 나라를 뛰어넘는 공감과 연대의 힘으로 세계를 감동시키고 있다”면서 “한류문화의 물꼬를 튼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재외동포분”이라고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정부 역시 미래세대들이 핏줄을 잊지 않으면서, 지역사회의 당당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며 “동포사회의 차세대 인재들을 대한민국의 국가 인재로 유치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 한인의 날은 전 세계 750만 재외동포의 존재를 국내에 알리고, 재외동포의 민족적 긍지를 고취하기 위해 2007년 제정된 법정 기념일이다. 코로나19로 기념식은 2년 만에 열렸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매년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왔다.
이날 기념식에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참석한 300여명의 한인회장을 비롯해 정부 포상을 받는 재외동포 유공자와 가족 등이 참석했다.
임천택 멕시코-쿠바 이민 1세대 독립유공자의 후손이자, 쿠바 1호 정부초청 장학생으로 한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임대한씨도 함께 자리했다.
임씨는 선조의 정신을 기리고 쿠바와 한국의 가교역할을 다짐하는 글을 낭독하며 쿠바 이민 100주년의 의미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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