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銀 직원들, 당국 졸속 결정에 직장폐쇄 불안감…70%가 희망퇴직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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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11-1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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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노조, 11일 성명서 통해 "금융위 금융주권 포기로 일자리 2300개 사라질 판"

[사진=서민지 기자]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이 금융당국의 졸속 결정으로 인해 희망퇴직 신청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서와 영업점이 폐쇄될 것이라는 두려움때문에 당초보다 희망 퇴직 신청자가 급증했다는 주장이다.

11일 씨티은행 노조에 따르면 소비자금융 사업 철수를 추진 중인 한국씨티은행 직원 23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전체 희망퇴직 대상자인 정규직 및 무기전담직원 3250명 중 약 70%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는 당초 은행 측 목표 1500명을 훌쩍 넘는 숫자로, 희망퇴직 노사합의 후 예상인원(1300명) 보다 훨씬 많다. 특히, 철수 예정인 소비자금융 직원의 경우 총 2400여명 중 80%가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노조 측은 "금융당국의 졸속 결정은 직원들의 선택을 극적으로 반전시키기에 충분했다"면서 "직원들이 처음 결정을 바꿔 하나둘씩 퇴직을 선택하기 시작했으며, 떠나기로 하는 동료들을 보면서 직원들은 동요했고 점차 퇴직을 선택하는 직원들이 들불처럼 먼저 나갔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오전 9시 2분 소비자금융 청산(단계적 폐지)에 대한 은행과 금융위원회의 동시 발표가 있었고, 같은달 27일 금융위원회는 오후 본회의에서 전격적으로 '인가 권한 없음'을 결정하고, 사전에 준비된 12쪽 분량의 보도자료를 회의 개시 30분 만에 배포했다"면서 "금융당국이 상식적인 판단을 내려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너져 직원들이 절망감과 패배 의식에 빠질 수밖에 없던 틈을 이용해 지난달 28일 아침부터 은행은 희망퇴직 접수를 바로 개시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은행 측이 가장 원하는 타이밍에 한국 금융당국이 금융 주권을 포기해 준 것이 퇴직 신청자를 급격히 증가시키는 결정적인 기폭제 역할을 했다"면서 "대한민국 금융의 소방수 역할을 해야 하는 금융당국이 대규모 퇴직에 기름을 쏟아 붓는 방화범의 역할을 자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계속 근무를 선택한 직원들 역시 씨티그룹의 일방적인 졸속 청산 결정으로 야기될 고객 민원을 온몸으로 막아내는 한편, 언제 실업을 강요당해야 할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면서 "청산 절차가 개시되면 그 불안감과 소비자 피해는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의 주력상품인 소호대출(현재 약 5.7조원, 약 2만명)의 기존 고객 금리가 2.5~2.8% 수준인데, 자산 매각이 성사된다면 해당 대출을 매입한 은행은 최근 신규 금리(3.0~3.3% 내외)를 감안할 때 수익성 개선을 위해 매입 이후 금리를 인상시킬 것이란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아울러 개인신용대출(약 9조원, 약 16만명) 역시 타행 보다 많은 대출한도를 부여하고 신용등급 7등급 대출까지 취급하고 있는데, 고객 연봉 초과 대출 비중이 3분의 2에 달하는 만큼 자산 매각이 성사된다면 해당 대출을 매입한 은행은 총 대출한도를 축소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노조는 "대출 절벽에 직면한 고객, 예금 및 카드 이전이 어려운 고객, 디지털 거래를 할 수 없는 금융소외고객, 장거리 출퇴근을 할 수 없는 직원 등 고객 피해 방지와 고용 안정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다시 은행과 금융당국이 짜고 치는 상황이 반복되는지, 외국자본에 무릎 꿇은 금융당국의 밑바닥이 어디까지인지 지켜볼 것이며 10만 금융노동자와 함께 한국씨티은행 전 직원은 목숨을 내놓겠다는 각오로 결사 항전할 것임을 엄중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앞서 씨티은행은 지난 9월 25일 소비자금융 사업부문 단계적 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노동조합과 협의를 거쳐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잔류를 희망하는 소비자금융 소속 직원들에게는 은행 내 재배치 등을 통한 고용안정도 최대한 보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씨티은행 측은 소매 금융 부문의 폐지가 단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각 부서별 필요 인력을 고려해 이번 희망퇴직 신청자들도 오는 12월 27일을 시작으로 내년 2월과 4월 순차적으로 회사를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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