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으로 세계 관객을 매료시킨 배우 이선균이 글로벌 콘텐츠로 또 한 번 세계 관객과 만난다. 애플TV+ 오리지널 드라마 '닥터 브레인'(감독 김지운)을 통해서다.
애플TV+가 처음으로 제작한 한국어 오리지널 시리즈 '닥터 브레인'은 타인의 뇌에 접속해 기억을 읽는 뇌동기화 기술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천재 뇌과학자의 이야기다. 홍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장화, 홍련' '악마를 보았다'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밀정' 김지운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극 중 이선균은 천재 뇌과학자 고세원 박사 역을 맡았다. 특수한 뇌구조로 감정을 느끼지 못하나, 사회화를 통해 감정을 체득한 인물로 그려진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이지만, 이선균은 섬세한 연기력으로 관객들이 작품과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이끈다. 더욱 넓어진 이선균의 연기 스펙트럼, '닥터 브레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아주경제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이선균의 일문일답이다.
'기생충'에 이어 '닥터 브레인'으로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나게 됐다.
- 아직 해외 반응을 접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작품 공개 후) 해외에서도 바로 보고, 피드백하더라.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기도 하다. '기생충'에 이어 바로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해외 관객과 만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부담보다는 기대, 기쁨이 더욱 크다.
무거운 주제의 작품인데도, '닥터 브레인'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 가장 큰 이유는 김지운 감독님 때문이었다. 오랜 팬이었고 그와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출연을 결정했다. 또 애플TV+에서 처음으로 한국어 오리지널 시리즈를 만든다는 게 의미 있었다.
'닥터 브레인' 그리고 고세원에 관해, 김지운 감독과 가장 많이 이야기 나눈 건 무엇이었나.
- 고세원이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표현에 관해서 고민이 많았다. 표정, 말투 등을 어디까지 표현하고 드러내야 하는지에 관한 걱정이었다. '감정이 없다'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극적 재미가 떨어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감정이 학습되어 있다는 설정으로 연기했고 원작보다 (인물의) 온도가 느껴질 수 있게끔 연기했다.
'뇌 동기화'라는 생소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뇌과학자'를 연기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나.
- 뇌과학자가 쓰는 용어들이 낯설 때가 많았다. 모든 게 새롭더라. 뇌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마치 다른 종족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다. 뇌과학자로서의 세원은, 이미 감독님께서 철저한 고증과 자문을 받아오셨기 때문에 저는 대본에 맞는 연기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감정이 없는 인물을 연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상대 연기에 리액션을 하기도 어렵고.
- 그렇다. 리액션이 적은 인물이라 (상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기 어렵더라. 워낙 정적인 인물이다 보니, 감정을 끌어냈을 때 사이 간극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너무 튀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해 애썼다.
'닥터 브레인'과 고세원 역할을 두고 참고한 작품이 있나.
- 없었다. 어떤 작품이나 캐릭터를 레퍼런스로 삼기보다는 감독님과 대화 끝에 연기 톤을 맞추려고 했다. 감정이 없는 인물인데, 어떻게 그걸 표현해야 하는지 고민했고 드라마 톤에 맞게 진지하고 우울한 성격으로 접근했다.
'끝까지 간다' '악질 경찰' '기생충' '닥터 브레인' 등 연달아 영화팬들에게 큰 호응을 끌어냈다. 작품 선택에서 중요한 요소가 있다면.
- 여러 가지 염두에 두고 살피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연출을 맡는 사람이다. 신인이건, 베테랑이건 중요하지 않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떤 믿음이 생긴다. '함께 만들 수 있겠다'라는 확신이 들면, 그 작품에 출연하게 되는 거 같다.
'기생충'에 이어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마이네임' 등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 '오징어게임'을 하루 만에 다 보았다. 다른 작품을 촬영 중이었는데, 공개 전부터 워낙 '재밌는 작품'이라고 소문이 나서 내심 기대했었다. 보고 나니 정말 재밌더라. K-콘텐츠가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유행하고 있는 건 정말 신기한 일이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라 지금까지 꾸준히 쌓여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방탄소년단의 파급력과 '기생충'의 칸영화제, 아카데미 수상이 그들의 궁금증을 자극했을 거다. 제작진, 배우들의 재능과 책임감이 어우러져 지금의 결과를 끌어낸 게 아닐까 싶다.
'오징어게임'의 엄청난 흥행 때문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나.
- 그런 부담은 별로 없다.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나 드라마 제작 환경이 다르지 않나. '오징어게임'에 버금가는 좋은 퀄리티의 드라마가 나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제 한국에 정착했고, 파급력이 커졌지만 애플TV+는 이제 시작이지 않나. '닥터 브레인'을 통해 한국 문화에 스며들기를 바란다.
웹툰 원작은 보았나?
- 캐릭터 참고를 위해 살짝 보긴 했지만, 줄거리가 달라져서 톤앤매너만 참고했다. 아직 원작은 연재 중인 거로 안다. 원작의 분위기를 많이 끌고 오되, 미스터리하고 호러적인 느낌을 강하게 만들었다. 원작이 사건을 풀어가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드라마는 세원 개인과 가정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는 게 다른 점 같다.
'기생충' 이전과, 이후의 이선균은 어떻게 다른가? 작품 선택 등에 있어서 달라진 점이 있나
- 크게 기준이 있거나, 달라진 점은 없다. 그저 이렇게 큰 사랑을 받는 작품의 일원이었다는 점이 영광일 따름이다. 제가 가진 부담, 변화, 전환점은 아닌 거 같다. 생각지도 못한 영광을 누린 건 사실이지만 그 이후에는 그리 달라진 점이 없다. 빨리 털어내는 게 숙제라고 생각한다. 좋든 싫든 어서 잊어버리고 현실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애플TV+가 처음으로 제작한 한국어 오리지널 시리즈 '닥터 브레인'은 타인의 뇌에 접속해 기억을 읽는 뇌동기화 기술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천재 뇌과학자의 이야기다. 홍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장화, 홍련' '악마를 보았다'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밀정' 김지운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극 중 이선균은 천재 뇌과학자 고세원 박사 역을 맡았다. 특수한 뇌구조로 감정을 느끼지 못하나, 사회화를 통해 감정을 체득한 인물로 그려진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이지만, 이선균은 섬세한 연기력으로 관객들이 작품과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이끈다. 더욱 넓어진 이선균의 연기 스펙트럼, '닥터 브레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아주경제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이선균의 일문일답이다.
- 아직 해외 반응을 접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작품 공개 후) 해외에서도 바로 보고, 피드백하더라.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기도 하다. '기생충'에 이어 바로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해외 관객과 만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부담보다는 기대, 기쁨이 더욱 크다.
무거운 주제의 작품인데도, '닥터 브레인'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 가장 큰 이유는 김지운 감독님 때문이었다. 오랜 팬이었고 그와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출연을 결정했다. 또 애플TV+에서 처음으로 한국어 오리지널 시리즈를 만든다는 게 의미 있었다.
'닥터 브레인' 그리고 고세원에 관해, 김지운 감독과 가장 많이 이야기 나눈 건 무엇이었나.
- 고세원이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표현에 관해서 고민이 많았다. 표정, 말투 등을 어디까지 표현하고 드러내야 하는지에 관한 걱정이었다. '감정이 없다'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극적 재미가 떨어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감정이 학습되어 있다는 설정으로 연기했고 원작보다 (인물의) 온도가 느껴질 수 있게끔 연기했다.
'뇌 동기화'라는 생소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뇌과학자'를 연기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나.
- 뇌과학자가 쓰는 용어들이 낯설 때가 많았다. 모든 게 새롭더라. 뇌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마치 다른 종족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다. 뇌과학자로서의 세원은, 이미 감독님께서 철저한 고증과 자문을 받아오셨기 때문에 저는 대본에 맞는 연기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감정이 없는 인물을 연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상대 연기에 리액션을 하기도 어렵고.
- 그렇다. 리액션이 적은 인물이라 (상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기 어렵더라. 워낙 정적인 인물이다 보니, 감정을 끌어냈을 때 사이 간극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너무 튀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해 애썼다.
'닥터 브레인'과 고세원 역할을 두고 참고한 작품이 있나.
- 없었다. 어떤 작품이나 캐릭터를 레퍼런스로 삼기보다는 감독님과 대화 끝에 연기 톤을 맞추려고 했다. 감정이 없는 인물인데, 어떻게 그걸 표현해야 하는지 고민했고 드라마 톤에 맞게 진지하고 우울한 성격으로 접근했다.
'끝까지 간다' '악질 경찰' '기생충' '닥터 브레인' 등 연달아 영화팬들에게 큰 호응을 끌어냈다. 작품 선택에서 중요한 요소가 있다면.
- 여러 가지 염두에 두고 살피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연출을 맡는 사람이다. 신인이건, 베테랑이건 중요하지 않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떤 믿음이 생긴다. '함께 만들 수 있겠다'라는 확신이 들면, 그 작품에 출연하게 되는 거 같다.
'기생충'에 이어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마이네임' 등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 '오징어게임'을 하루 만에 다 보았다. 다른 작품을 촬영 중이었는데, 공개 전부터 워낙 '재밌는 작품'이라고 소문이 나서 내심 기대했었다. 보고 나니 정말 재밌더라. K-콘텐츠가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유행하고 있는 건 정말 신기한 일이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라 지금까지 꾸준히 쌓여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방탄소년단의 파급력과 '기생충'의 칸영화제, 아카데미 수상이 그들의 궁금증을 자극했을 거다. 제작진, 배우들의 재능과 책임감이 어우러져 지금의 결과를 끌어낸 게 아닐까 싶다.
'오징어게임'의 엄청난 흥행 때문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나.
- 그런 부담은 별로 없다.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나 드라마 제작 환경이 다르지 않나. '오징어게임'에 버금가는 좋은 퀄리티의 드라마가 나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제 한국에 정착했고, 파급력이 커졌지만 애플TV+는 이제 시작이지 않나. '닥터 브레인'을 통해 한국 문화에 스며들기를 바란다.
웹툰 원작은 보았나?
- 캐릭터 참고를 위해 살짝 보긴 했지만, 줄거리가 달라져서 톤앤매너만 참고했다. 아직 원작은 연재 중인 거로 안다. 원작의 분위기를 많이 끌고 오되, 미스터리하고 호러적인 느낌을 강하게 만들었다. 원작이 사건을 풀어가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드라마는 세원 개인과 가정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는 게 다른 점 같다.
'기생충' 이전과, 이후의 이선균은 어떻게 다른가? 작품 선택 등에 있어서 달라진 점이 있나
- 크게 기준이 있거나, 달라진 점은 없다. 그저 이렇게 큰 사랑을 받는 작품의 일원이었다는 점이 영광일 따름이다. 제가 가진 부담, 변화, 전환점은 아닌 거 같다. 생각지도 못한 영광을 누린 건 사실이지만 그 이후에는 그리 달라진 점이 없다. 빨리 털어내는 게 숙제라고 생각한다. 좋든 싫든 어서 잊어버리고 현실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