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악역이 성공해야 작품이 성공한다"라고 했다. 악인이 매력적일수록 관객의 몰입도도 높아지고 극의 드라마도 짙어지기 때문이다. 히치콕의 뛰어난 통찰은 오늘날까지 증명되고 있다. 영화·드라마·연극·소설 등 수많은 매체 속, 매혹적인 악인만이 대중에게 남을 수 있다.
웹 드라마 '좋좋소'도 악당의 활약으로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끌어낸 작품이다. 29세 사회초년생 조충범의중소기업 적응기를 담은 이 웹드라마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사실적 묘사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주인공 조충범이 입사한 중소기업 정승네트워크의 '악덕 사장' 정필돈은 척박한 중소기업의 현실을 보여주며 직장인들을 '과몰입'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배우 강성훈은 정필돈이라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냈고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시청자들은 정필돈에게 측은지심을 느끼기도 했고, 여러 해석을 내놓으며 생각을 나누기도 했다. 배우 강성훈의 공이 큰 부분이다.
아주경제는 최근 배우 강성훈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튜브 채널 '이과장'에서 시작, 왓챠로 플랫폼을 옮기기까지 시청자에게 큰 사랑을 받은 '좋좋소'와 배우 강성훈의 삶에 관해 이야기 할 수 있었다.
다음은 강성훈과의 일문일답
백 차장 김경민과 함께 소속사 컴퍼니 합에 들어갔다. 소속사가 생기고 달라진 점들이 있나
- 혼자 고민하고 결정하던 것들을 함께 할 수 있어서 편하고 든든하다. 함께 의논하고,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좋좋소' 합류 과정이 궁금하다
- 빠니보틀 감독의 지인이자, 저의 지인인 여행 유튜버 캡틴 따거가 '좋좋소' 출연을 제안했다. 빠니보틀 감독이 기획하고 글도 쓰고 촬영, 편집까지 다 하는 웹드라마가 있는데, 출연해보지 않겠냐고 하더라.
'좋좋소' 시나리오 첫인상은 어땠나?
- 재밌었다. 이렇게 현실적일 수가(웃음). 재밌다고 생각했고 재밌게 찍었는데, 이렇게 욕을 많이 먹을 줄은.
전에도 강한 캐릭터, 악역을 많이 연기했었지만 '좋좋소' 정필돈 캐릭터가 더 많이 욕을 먹는 것 같다
- 과거에는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윽박지르는 캐릭터들이 많았던 거 같다. 정필돈은 인물 간 갈등에서 세부적인 묘사가 있기 때문에 더욱 감정 이입하시는 거 같다. 조충범을 대할 때, 이 과장을 대할 때, 백 차장을 대할 때 모두 다르지 않나. 시즌을 거듭하면서도 변화하는 면모들이 보여서 작업할 때 즐거웠다.
아마 정필돈은 주변에 정말 있을 법한, 우리를 괴롭혔던 상사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더 미움받는 거 아닐까?
- 그런 거 같다(웃음). '좋좋소'가 좋은 건 매우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보통 오피스 드라마였다면 주인공인 조충범이 이런 과정을 거쳐서 갑자기 마음을 다잡고 좋은 성적을 내 거나, 회사를 뛰쳐나가서 좋은 회사를 차렸겠지. 하지만 그런 게 아니라 정말 현실적인 과정을 거치고 있어서 좋아한 거 같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정필돈 캐릭터에 애정을 느끼는 분들도 많아졌다. 깊은 감정 연기 덕인 거 같다
- 정필돈도 마냥 나쁘다고 볼 수 없다. 사장 역할을 해보니 사업체 운영도 쉽지 않더라. 다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그 역시 그럴만한 이유도 있었다.
회사에 다녀 본 경험이 있나?
- 직접적으로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경험해본 적이 있다. 자영업도 경험해보았고…건설업에 뛰어든 적도 있었다.
직장 생활을 안 해봤다고 하기에는 디테일이 정말 좋았다
- 일단 기본적으로 대본에 캐릭터 빌드업이 잘 되어있었다. 또 오래 중소기업을 다녀보았던 이 과장이 있었고, 빠니보틀 감독이 자문하는 분도 계셨다. 그런 부분에서 디테일이 잘 살지 않았을까?
정필돈 캐릭터를 두고 참고한 작품, 캐릭터도 있을까?
- 사례는 보지 않았다. 처음 과학기술대학에서 '좋좋소' 촬영을 했는데, 촬영 장소만 보아도 뭐랄까…'좋소(중소기업을 낮게 이르는 말)'스러웠다. 촬영장만 가도 저절로 나오는 게 많았다. 시즌 1이 끝나고 시즌2에 들어가며 저뿐만 아니라 충범, 미나 등 캐릭터들이 전부 살아있어서 저 역시 자연스레 감정이 나올 수 있었던 거 같다.
'좋좋소' 촬영 현장은 어떤가
- 앞으로 이런 현장을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제게 인생작이다. 서로 엄청나게 아껴준다. '좋좋소' 시즌 1~2는 부산에서 함께 거주하며 촬영했고, 시즌3도 한 달 가량 매일 얼굴 보며 찍었다. 연극을 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정말 직장 동료 같기도 하고.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했다고
- 고등학교 1학년 때, 한 선배가 자신이 직접 쓰고 연출하는 작품이 있는데 한 번 출연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그렇게 연기를 시작했다. 그 선배가 바로 유지태다. 당시 저는 예수 역할을 맡았고, 유지태 선배는 사탄을 연기했다. 제 연기 인생에서 가장 선한 역할이었다(웃음). 정말 강렬한 인상이었고 지금까지 제가 이 길을 포기하지 못한 거다. 성극의 대사는 거의 거짓말처럼 느껴지는데, 그걸 믿게끔 만드는 게 배우의 역량이었다. 그게 정말 매력적이더라.
중간에는 잠시 내려놓은 적도 있는데
- 처음에는 '연기를 해야 한다'라는 마음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악역을 연기하고, 짧은 비중을 맡다 보니, 하기 싫어지더라. 연기를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장사도 하고 다른 길을 찾던 차에 유튜브 채널을 개선하게 됐고, 빠니보틀 감독과 만나게 됐다. 운명처럼 '좋좋소'를 만났고 다시 연기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에 대한 애정이 곧 강성훈의 원동력이겠다
- 그렇다. 정필돈은 제가 정말 사랑하는 캐릭터다. 살아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보는 이들도 흥분하고 욕하는 거라고 본다. 앞으로도 이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는?
- 다양하게, 모두 해보고 싶다. 스릴러도 좋고, 진한 멜로도 좋고, 인디 신도 정말 좋아한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어두운 부분에 관해서 외면하지 않는 이야기에 도전해보고 싶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 목표라고 할 만큼 거창한 건 없다. 그저 작품을 많이 해보고 싶다. '좋좋소'를 하며 느낀 건, 결과물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급하게 하는 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더라. 현장에서 즐거울 수 있으면 된다. 목표를 둔다면 인생작 두 편 정도 더 만나보고 싶다.
웹 드라마 '좋좋소'도 악당의 활약으로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끌어낸 작품이다. 29세 사회초년생 조충범의중소기업 적응기를 담은 이 웹드라마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사실적 묘사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주인공 조충범이 입사한 중소기업 정승네트워크의 '악덕 사장' 정필돈은 척박한 중소기업의 현실을 보여주며 직장인들을 '과몰입'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배우 강성훈은 정필돈이라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냈고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시청자들은 정필돈에게 측은지심을 느끼기도 했고, 여러 해석을 내놓으며 생각을 나누기도 했다. 배우 강성훈의 공이 큰 부분이다.
아주경제는 최근 배우 강성훈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튜브 채널 '이과장'에서 시작, 왓챠로 플랫폼을 옮기기까지 시청자에게 큰 사랑을 받은 '좋좋소'와 배우 강성훈의 삶에 관해 이야기 할 수 있었다.
백 차장 김경민과 함께 소속사 컴퍼니 합에 들어갔다. 소속사가 생기고 달라진 점들이 있나
- 혼자 고민하고 결정하던 것들을 함께 할 수 있어서 편하고 든든하다. 함께 의논하고,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좋좋소' 합류 과정이 궁금하다
- 빠니보틀 감독의 지인이자, 저의 지인인 여행 유튜버 캡틴 따거가 '좋좋소' 출연을 제안했다. 빠니보틀 감독이 기획하고 글도 쓰고 촬영, 편집까지 다 하는 웹드라마가 있는데, 출연해보지 않겠냐고 하더라.
'좋좋소' 시나리오 첫인상은 어땠나?
- 재밌었다. 이렇게 현실적일 수가(웃음). 재밌다고 생각했고 재밌게 찍었는데, 이렇게 욕을 많이 먹을 줄은.
전에도 강한 캐릭터, 악역을 많이 연기했었지만 '좋좋소' 정필돈 캐릭터가 더 많이 욕을 먹는 것 같다
- 과거에는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윽박지르는 캐릭터들이 많았던 거 같다. 정필돈은 인물 간 갈등에서 세부적인 묘사가 있기 때문에 더욱 감정 이입하시는 거 같다. 조충범을 대할 때, 이 과장을 대할 때, 백 차장을 대할 때 모두 다르지 않나. 시즌을 거듭하면서도 변화하는 면모들이 보여서 작업할 때 즐거웠다.
아마 정필돈은 주변에 정말 있을 법한, 우리를 괴롭혔던 상사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더 미움받는 거 아닐까?
- 그런 거 같다(웃음). '좋좋소'가 좋은 건 매우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보통 오피스 드라마였다면 주인공인 조충범이 이런 과정을 거쳐서 갑자기 마음을 다잡고 좋은 성적을 내 거나, 회사를 뛰쳐나가서 좋은 회사를 차렸겠지. 하지만 그런 게 아니라 정말 현실적인 과정을 거치고 있어서 좋아한 거 같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정필돈 캐릭터에 애정을 느끼는 분들도 많아졌다. 깊은 감정 연기 덕인 거 같다
- 정필돈도 마냥 나쁘다고 볼 수 없다. 사장 역할을 해보니 사업체 운영도 쉽지 않더라. 다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그 역시 그럴만한 이유도 있었다.
회사에 다녀 본 경험이 있나?
- 직접적으로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경험해본 적이 있다. 자영업도 경험해보았고…건설업에 뛰어든 적도 있었다.
직장 생활을 안 해봤다고 하기에는 디테일이 정말 좋았다
- 일단 기본적으로 대본에 캐릭터 빌드업이 잘 되어있었다. 또 오래 중소기업을 다녀보았던 이 과장이 있었고, 빠니보틀 감독이 자문하는 분도 계셨다. 그런 부분에서 디테일이 잘 살지 않았을까?
정필돈 캐릭터를 두고 참고한 작품, 캐릭터도 있을까?
- 사례는 보지 않았다. 처음 과학기술대학에서 '좋좋소' 촬영을 했는데, 촬영 장소만 보아도 뭐랄까…'좋소(중소기업을 낮게 이르는 말)'스러웠다. 촬영장만 가도 저절로 나오는 게 많았다. 시즌 1이 끝나고 시즌2에 들어가며 저뿐만 아니라 충범, 미나 등 캐릭터들이 전부 살아있어서 저 역시 자연스레 감정이 나올 수 있었던 거 같다.
'좋좋소' 촬영 현장은 어떤가
- 앞으로 이런 현장을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제게 인생작이다. 서로 엄청나게 아껴준다. '좋좋소' 시즌 1~2는 부산에서 함께 거주하며 촬영했고, 시즌3도 한 달 가량 매일 얼굴 보며 찍었다. 연극을 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정말 직장 동료 같기도 하고.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했다고
- 고등학교 1학년 때, 한 선배가 자신이 직접 쓰고 연출하는 작품이 있는데 한 번 출연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그렇게 연기를 시작했다. 그 선배가 바로 유지태다. 당시 저는 예수 역할을 맡았고, 유지태 선배는 사탄을 연기했다. 제 연기 인생에서 가장 선한 역할이었다(웃음). 정말 강렬한 인상이었고 지금까지 제가 이 길을 포기하지 못한 거다. 성극의 대사는 거의 거짓말처럼 느껴지는데, 그걸 믿게끔 만드는 게 배우의 역량이었다. 그게 정말 매력적이더라.
중간에는 잠시 내려놓은 적도 있는데
- 처음에는 '연기를 해야 한다'라는 마음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악역을 연기하고, 짧은 비중을 맡다 보니, 하기 싫어지더라. 연기를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장사도 하고 다른 길을 찾던 차에 유튜브 채널을 개선하게 됐고, 빠니보틀 감독과 만나게 됐다. 운명처럼 '좋좋소'를 만났고 다시 연기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에 대한 애정이 곧 강성훈의 원동력이겠다
- 그렇다. 정필돈은 제가 정말 사랑하는 캐릭터다. 살아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보는 이들도 흥분하고 욕하는 거라고 본다. 앞으로도 이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는?
- 다양하게, 모두 해보고 싶다. 스릴러도 좋고, 진한 멜로도 좋고, 인디 신도 정말 좋아한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어두운 부분에 관해서 외면하지 않는 이야기에 도전해보고 싶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 목표라고 할 만큼 거창한 건 없다. 그저 작품을 많이 해보고 싶다. '좋좋소'를 하며 느낀 건, 결과물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급하게 하는 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더라. 현장에서 즐거울 수 있으면 된다. 목표를 둔다면 인생작 두 편 정도 더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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