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꽉 찬 병상, 확진자 폭증···방역 ‘골든타임’ 놓치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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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입력 2021-11-2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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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부 이효정 기자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증가로 병상이 빠른 속도로 차기 시작하면서 의료진 사이에선 ‘위기 의식이 최고조’라는 말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 만난 상급 대학병원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의료계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이렇게 가면 의료체계가 다 무너질 수 있다. 한계가 임박한 상황에서 ‘골든타임’마저 놓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시행한 지 불과 4주 만에 각종 방역 지표에 경고등이 켜졌다. 코로나19 확진자 확산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지만 일상회복 단계에서 중요한 지표인 위중증 환자·사망자 발생 속도도 예사롭지 않다. 이와 더불어 의료진의 부담 역시 최고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00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 기록을 찍었고, 26일 0시 기준 병상 대기자는 1310명으로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섰다. 고령층에 집중한 사망자 발생 역시 연일 두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으며,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0%대로 이미 바닥을 보인 병원들까지 속출하고 있다.

이처럼 수도권 중환자 병상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문 의료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당장 추가 병상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주요 대학병원의 경우 병상 부족으로 일반 환자의 치료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피해가 마치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최근 몇 주 사이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엔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다시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왕왕 눈에 띈다. 현장 의료진의 업무 과부하는 일상회복 이후 덜해지기는커녕 더해진 모습이다.

방역상 위험이나 피해를 알면서도 일상회복을 시행한 것은 사회·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다. 사실 코로나19 사태가 2년째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피로도가 높아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일상회복 적용에 따라 방역 상황이 위태로워졌다는 판단이 들면 정부가 다시 빠르게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다소 늦어지는 모양새다.   

정부는 당초 이날 일상회복 유지 여부를 포함한 긴급 대책을 내놓기로 했었는데,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발표를 29일로 연기했다. 지금 상황에서 딱히 내놓을 만한 대책이 마땅치 않아서일까. 고작 한 달도 안돼 일상회복 시행을 철회하고 다시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방안에 부담을 느껴서일까. 

일각에서는 정부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고심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자영업자 문제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상회복에 기대를 걸었던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비상계획이 시행될 수 있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위급하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당장 현 사태를 진정시키는 게 가장 시급해 보인다.  

우선 의료체계 안정화를 위해 중증환자와 사망자 발생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는 현장의 목소리에 정부가 응답해야 할 때다. 자영업자의 고통을 고려하면서 국민들의 느슨해진 방역 경각심 역시 다잡아야 한다. 아울러,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일상을 정착시키기 위해선 단기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이어지는 튼튼한 징검다리 마련을 위한 치열한 고민과 수정이 필요하다.

유례없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사태를 맞은 현 시대에 사는 우리는, 그 누구도 명확한 해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빠른 일상 회복은 우리가 함께 머리를 맞대 늦지 않게 만들어 가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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