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美 반도체공장 건설은 차원이 다른 도전···전제조건 검토 중”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에 반도체 제조 시설 건설을 위한 '전제조건(precondition)'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에 나서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시스템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확정한 이후라 최 회장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최 회장은 5일(현지시간) 보도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묻는 질문에 "반도체 제조 시설(fab)을 짓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도전"이라며 "미국에 반도체 제조 시설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계획은 아직 없지만 이를 위한 전제조건(precondition)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반도체 공장 건립이 '완전히 다른 도전'이라고 언급한 것은 인력과 비용 조달의 어려움 때문이다. 최 회장은 WSJ 인터뷰에서 "미국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많지만 생산을 위한 기술 엔지니어는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을 중심으로 진행할 북미 배터리 사업에 대한 최 회장의 고민도 드러났다. SK온은 앞서 포드와 미국 내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기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최 회장은 "거의 20년 동안 배터리 사업을 해오며 여기에 많은 자금과 연구개발(R&D) 노력을 투자했지만 여전히 자금을 잃고 있다"며 특히 "자본지출(CAPEX) 규모는 어마어마해서 가끔은 이 같은 숫자들이 두려울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자본 지출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원조 장비 제조업체와 합작 투자를 언급하기도 했다. SK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배터리 생산에 150억 달러(약 17조80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이어 SK그룹이 중시하는 '사회적 가치'에 대해 "세금을 얼마나 내고, 임금을 얼마나 제공하는지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목표와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측정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아직 표준으로 삼을 만한 기준이 없어 우리가 직접 사회적 가치 체계를 개발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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