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기업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이 35조원을 돌파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올해에 이어 클라우드 시장 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메타버스·융합ICT 확산 흐름도 더욱 빨라진다.
IT전문 시장조사기업 KRG는 최근 발간한 '2022년 국내 ICT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국내 ICT 시장 규모가 35조1500억원으로 올해보다 3.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6일 밝혔다. 이 보고서는 국내 ICT 시장을 기업의 ICT 수요로 정의하고, 개인용 ICT 시장과 반도체·통신장비 수요를 포함하지 않는다.
KRG의 전망에 따르면 내년 국내 기업은 앞서 구축된 시스템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성능을 개선하는 방안에 IT관련 업무 우선순위를 둔다. 다음으로 비대면 서비스 보편화에 따라 내외부 업무를 디지털화하고 디지털전환을 추진하는 데 주력한다. 신규시스템 구축, 보안 시스템 강화, 비용절감과 운영비용 효율화에도 힘쓴다.
글로벌 기업의 매출대비 IT투자 비율이 3.4% 가량인데 비해 국내 기업은 0.5% 수준으로 현저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투자가 확대될 조짐이 엿보인다. KRG 관계자는 내년 국내 기업의 IT 투자 동향에 대해 "올해보다 비용절감이 후순위로 밀려난 게 특징"이라면서 "비용절감같은 소극적 이슈 대응보다 신규 시스템 구축과 같은 공격적 투자가 더 많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KRG에 따르면 올해 국내 ICT 시장 규모는 34조500억원으로 작년 대비 5.1%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불확실성에 따른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장의 주류로 부상한 비대면 서비스와 관련된 수요가 기업의 ICT 시장을 확대하는 데 일조한 것으로 풀이됐다.
올해 국내 기업의 전략적 IT투자 1순위로 '클라우드 도입 및 확대'가 꼽혔다. 이런 기조가 실제 투자에 반영돼, 올해 기업 전체 IT투자 중 12%를 클라우드에 쓴 것으로 나타났고, 클라우드 투자 액수만 전년대비 15.5%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져 클라우드 시장이 15% 이상 성장한다. 빅데이터 구축과 AI 기술 접목 등이 전략적 IT투자 2·3위에 올랐다.
KRG는 메타버스가 '제2의 인터넷 붐'을 몰고 올 가능성이 크고, 내년 국내 ICT 시장에서 업종을 불문하고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와 활용사례가 폭넓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종간 융합을 의미하는 '빅 블러(Big Blur)' 현상이 더욱 확산돼 게임·금융 제휴, 통신사의 탈통신 등 구체적인 사례가 많아지고, ESG 관련 지원 IT인프라 시스템 가동 사례도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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