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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금리·우크라 삼중고에 장중 2700 깨져… 에너지주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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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문지훈 기자
입력 2022-02-1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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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피 2700 턱걸이 사수 추가하락 공포감

  • 지에스이·대성에너지 등은 오히려 상한가

  • 전문가 "연초 같은 폭락장 재현 우려는 과도"

14일 코스피·코스닥 에너지 관련주 등락률 [사진=문지훈 기자]


우크라이나발 국제 정세 불안과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이라는 삼중고를 마주한 코스피가 장중 2600대로 떨어지며 '검은 월요일' 공포가 엄습했다. 다행히 오후 들어 반등에 성공하면서 지수는 2700선에 턱걸이하며 마감했지만 불안 요소는 여전한 상황이다. 증시가 우크라이나 리스크에 여전히 발목을 잡힌 가운데 전문가들은 연초 같은 폭락이 재현될 가능성은 다소 낮다고 충고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57%(43.23포인트) 내린 2704.48로 거래를 마쳤다. 32.61포인트(1.19%) 내린 2715.10으로 출발한 지수는 꾸준히 낙폭을 확대해 장중 한때 2688.24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피가 장중 260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1월 28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코스피 하락을 야기한 가장 큰 요인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다. 특히 지난 주말에는 서방 각국이 자국민들에게 우크라이나를 떠날 것을 잇달아 경고하면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모양새다. 지난 주말 동안 우크라이나 내 자국민들에게 철수를 권고·명령한 국가는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을 비롯해 10여 국가에 달한다. 한국 역시 13일 자정을 기점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를 긴급 발령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주목해야 하는 까닭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 가능성 때문이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비롯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전반에서 하락한 종목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에너지 관련 종목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도시가스공급업을 영위하고 있는 지에스이와 대성에너지는 각각 코스닥시장과 유가증권시장에서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 중앙에너비스와 한국석유 등도 10% 이상 급등세로 마감했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시장 내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최근 하락하던 러시아 CDS도 다시 상승하는 추세"라며 "바이든과 푸틴 간 전화 통화도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러시아는 글로벌 천연가스의 16%, 원유의 12%를 생산하고 있는데 단일 국가 기준으로 각각 글로벌 2~3위 수준이다. 침공 대상인 우크라이나는 보리와 밀, 옥수수 수출량 기준 세계 1위"라며 "지정학적 갈등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는 모양새로 서부텍사스유(WTI)도 배럴당 94달러를 돌파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치솟는 인플레이션도 국내 증시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CPI)는 전년 대비 7.5% 상승하며 198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물가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리스크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당초 시장은 연준이 3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이후 25bp(1bp는 0..01%포인트) 수준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일부 위원을 중심으로 50bp 인상 발언이 대두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3월 50bp 인상 후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50bp 인상되며 금리가 단기간에 100bp 오를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통화정책 리스크 흐름은 이번 주가 정점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1월 생산자물가지수를 시작으로 물가와 통화정책 관련 일정이 연달아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시간 기준 주요 일정은 △15일 미국 1월 생산자물가지수, 2월 뉴욕 제조업지수 △16일 1월 FOMC 의사록, 미국 1월 소매판매·산업생산, 중국 1월 생산자·소비자물가지수 △17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발언 등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 서프라이즈 이후 연준의 긴축 가속화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물가지표 발표 이전 연내에 연준의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은 6회였으나 현재는 7회로 늘었고 8회와 9회 인상을 전망하는 시장 참여자들도 증가하는 모양새"라며 "양적 긴축과 관련된 세부 논의 내용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연구원은 다만 "정책 불확실성은 높은 수준이지만 현재 정점을 지나고 있는 미국 공급난 상황을 고려하면 상반기 중 미국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기대감은 유효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증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겠으나 4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면서 주요국 증시의 이익 체력도 회복되는 구간에 진입했다. 고비의 연속이지만 폭락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은 셈인 만큼 과도한 주식 비중 축소는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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