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춤추는데 허락은 필요 없어"…2년 만에 국내 팬 만난 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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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2-03-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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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 콘서트 [사진=빅히트]

"커즈 위 돈트 니드 퍼미션 투 댄스(Cause we don't need permission to dance, 우리가 춤추는데 허락은 필요 없으니까."

그룹 방탄소년단이 2년 반 만에 국내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코로나19로 지난한 시간을 보냈던 아미들(방탄소년단 팬들)이 자유롭게 춤출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지난 3월 10일부터 12일, 13일에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이 열렸다. 지난해 11월~12월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연 이후 방탄소년단이 오랜만에 팬들과 만나는 자리였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9년 10월 '비티에스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더 파이널(BTS WORLD TOUR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THE FINAL)' 이후 2년 반 만에 대면 콘서트를 가졌다.

아주경제는 지난 10일 방탄소년단의 국내 콘서트를 방문했다. 공연 시작 전부터 국내외 팬들이 객석을 꽉 채웠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함성 대신 박수를 보내며 그들을 기다리고, 응원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는 질서정연하게 자리에 착석, 반짝이는 LED 응원봉을 흔들며 콘서트장을 빛냈다. 반짝이는 응원봉이 큰 경기장을 가득 채우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 찾은 국내 팬들[사진=빅히트]


'위 돈 니드 퍼미션(we don't need permission, 우리에게 허락은 필요 없어)'라는 문구로 공연 시작을 알린 방탄소년단은 각각 구성원들을 소개하는 인트로 영상과 함께 콘서트의 콘셉트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이들은 자신들을 구속하는 철장을 벗어나 어떤 얽매임이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춤췄다. 메가 히트곡 '온'으로 시작해 '불타오르네(FIRE, 파이어)' '쩔어'까지 연달아 선보이며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과 칼군무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글로벌 그룹의 위용을 뽐냈다. 

이날 콘서트는 코로나19 범유행 후 한국에서 열린 최대 규모 콘서트였다. 방탄소년단이 '퍼포먼스'가 인상 깊은 그룹인 만큼 이날 콘서트는 퍼포먼스를 더욱 부각할 무대 연출, 대형 LED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선물하고자 했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LED 디자인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는 후문. 생동감을 살리기 위해 최대 크기를 유지하며 곡별로 차별화된 장면을 구현할 수 있도록 상하 전후 전환이 가능한 가변형 '이동식 LED'를 중앙에 설치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방탄소년단은 '온' '불타오르네' '쩔어'까지 3곡을 연달아 가창하고 팬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RM은 국내 팬들과 만남에 설렘을 드러내며 "객석에 여러분이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게 달라진 거 같다"라고 운을 뗐다. 뷔는 "여기 아미 분들이 계시니 감동적이고 설렌다", 지민은 "정말 보고 싶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코로나19로 달라진 공연 풍경도 언급했다. RM은 "우리가 언제 또 이렇게 박수로 콘서트를 해보겠느냐. 역사에 남을 콘서트"라며 눙쳤고, 슈가는 "함성을 지르지 못해 아쉬운 부분도 있겠지만 2년 반에 만에 함께 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겠나. 많이 기다렸고 설렜고 오기 전에 긴장도 했다.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라며 팬들에게 인사했다.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사진=빅히트]


방탄소년단의 말대로 이날 공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함성을 금지하고 박수로 대체했다. K-POP 공연의 묘미인 '떼창'이나 '함성'은 들을 수 없었으나 팬들은 음악에 맞춰 손뼉을 치고 응원봉을 반짝이며 '떼창'을 대신했다. 뜨거운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아미들의 박수 소리는 방탄소년단을 향한 깊은 애정을 느껴볼 수 있었다.

이어 방탄소년단은 '블루 앤 그레이(Blue & Grey)'로 분위기 전환하며 '블랙 스완'까지 더욱 성숙해진 면모들을 보여주었다. 특히 '블랙 스완'의 경우 코로나19로 팬들 앞에서 직접 보여주지 못했던 곡이었으므로 팬들의 박수 소리는 더욱 힘차고 컸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번 세트리스트는 방탄소년단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었다고. 하정재 LP는 "이전 공연에서는 앨범 단위의 수록곡 중심으로 세트리스트를 구성했다면, 이번 공연의 경우 처음부터 열린 상태에서 시작했다. 방탄소년단의 모든 곡을 올려놓고, 대면 공연에서는 한 번도 보여 주지 않았던 곡, 방탄소년단이 팬분들한테 보여 주고 싶은 곡과 팬분들이 보고 싶어 할 만한 곡 등을 일곱 구성원과 논의하며 세트리스트를 완성했다"라고 소개한 바 있다. 오랜만에 서울에서 열리는 대면 콘서트인 만큼 솔로곡보다는 일곱 구성원이 무대 위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곡 위주로 엄선했다는 후문. '온'과 '블랙 스완'은 보다 더욱 큰 규모로 구성해 팬들을 만족하게 하려 했다고 한다. 

'블랙스완' 무대 직후 제이홉은 "그동안 화면으로만 본 무대를 처음 보셨을 텐데 어떠셨을지 모르겠다"라며 설렘을 표현했다. 지난 국내 대면 콘서트 당시 다리 부상을 당했던 뷔는 완벽하게 다리 치료를 마쳤다고 밝히며 "지난 서울 공연에서 다리가 아파서 본무대를 못했었다. 그때 분해서 '강철 다리'로 돌아오겠다고 했는데 어떤가. '아톰' 같으냐"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진은 "아마 아미들이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매우 많을 거 같다. '멋지다' '무대 좋다' '힘들지 않냐' 등등. 그 마음이 충분히 전달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 끝까지 즐겨 달라"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슈가는 함성 없는 공연으로 팬들이 아쉽지는 않을지 걱정하며 "우리도 이런 공연이 처음이다. 평생 기억에 남을 거 같다"라며 그럼에도 팬들과 함께인 자리가 행복하다고 거들었다.

방탄소년단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사진=빅히트]


방탄소년단의 다양한 모습이 담긴 각양각색 매력의 VCR도 이날 콘서트의 재미였다. 분위기를 전환하고, 팬들의 기대감을 높여주는 이날 VCR은 방탄소년단의 자유로운 모습부터 콘셉추얼 한 모습까지 한껏 담아냈다.

'피 땀 눈물' '페이크 러브' '라이프 고즈 온'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등 팬들이 사랑하는 방탄소년단의 타이틀곡부터 메가 히트곡 '다이너마이트' '버터' '퍼미션 투 댄스'까지 방탄소년단의 깊은 고민이 묻어나는 세트리스트는 팬들을 향한 깊은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방탄소년단은 긴 시간 팬들과 호흡하며 그동안의 '한(恨)'을 다 풀고자 했다. 오랜 시간 국내 팬들과 맞춰온 호흡과 서로 간 애정을 멀리서나마 지켜볼 수 있었다.

슈가는 "팬들의 함성이 그립지만 이렇게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며 감동했다"라고 애정을 보였고, 지민은 "'윙즈' 무대를 오랜만에 했다. 같은 공간에서 부르니 옛날 생각이 난다"라고 추억에 젖었다.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사진=빅히트]


앞서 언급했듯 이번 공연은 방탄소년단의 단체 곡으로만 가득 채워넣었다. 이에 관해 슈가는 "이번 공연을 단체곡으로만 채운 이유는 아미 분들에게 우리 모습을 오래 보여 드리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우리가 아미를 조금 더 오래 보고 싶어서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RM은 "이 무대가 끝난다고 해서 우리 춤과 노래가 끝나는 게 아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나자"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코로나19도 막지 못한 방탄소년단과 팬들의 사랑, 음악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공연이었다. 앞으로도 이들의 노래와 춤은 계속될 전망이다. 방탄소년단과 아미들이 춤추는데 허락은 필요하지 않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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