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한 경제학자이기도 한 엘 에리언은 이날 인터뷰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정책을 조금 더 일찍 시행했다면 지금과 같은 고인플레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연준이 좀 더 빨리 적극적 조치를 취했다면 현재의 물가급등은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면서 "(연준은) 장기적 인플레이션 기대를 완화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엘 에리언은 향후 물가상승 흐름에 대한 우려도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물론 에너지 업계의 변화, 물가에 대한 연준의 판단 오류 등이 겹치면서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물가상승률이 9%에 달할 수도 있다고 엘 에리언은 전망했다. 또한 엘 에리언은 높은 물가상승 이후 경기 침체가 뒤따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상황이 긍정적으로 변화한다면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통제를 되찾고 경제가 연착륙하는 낙관적 시나리오가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엘 에리언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초기에는 (물가상승세가) 일시적이며,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면서 "이후에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다는 희망이 나왔지만, 나는 지금까지 이 같은 희망들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인플레이션의 진행과 관련해 알게 되는 것에 대해 매우 겸손해야 한다"면서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복잡한 것을 다룰 때는 겸손함이 큰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