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상승 하루 만에 2% 이상 하락하며 연저점을 경신했다. 코스닥 지수도 4% 이상 급락하며 750선마저 깨졌다. 양대 지수는 '검은 월요일' 이후 이틀 만에 또 52주 최저치를 경신했다. 경기 둔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외국인 이탈에 따른 수급 공백이 하락 폭을 더욱 키운 것으로 해석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6.11포인트(2.74%) 내린 2342.82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2350선이 무너진 건 2020년 11월 3일(2343.31) 이후 1년 7개월여 만이다. 이날 종가는 2020년 11월 2일(2300.16) 이후 가장 낮다.
이날 주가 급락에는 수급 공백이 크게 작용했다. 개인이 3771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208억원, 85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유입된 매도 금액이 매수 금액보다 우위에 있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과 경기 침체 등 매크로에 대한 불안이 외국인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특별한 이슈의 등장보다는 긴축과 물가 부담, 경기 침체 논란 등 기존 불확실성 요인들에 대한 무게감이 지속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 금리 하락으로 위험 회피 심리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3.7원(0.29%) 오른 1297.30원으로 마감하며 1300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극도로 위축된 투자심리 속에 외국인 매물과 일부 악재성 재료가 유입되며 하락했다”며 “달러와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시간 외 지수 선물과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있으며, 국제유가 또한 하락하는 등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불거진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건설업(-4.97%), 의료정밀(-4.37%), 비금속광물(-4.27%), 화학(-4.21%), 섬유의복(-4.02%)이 4% 이상 하락했고, 기계(-3.74%), 서비스업(-3.35%), 증권(-3.33%), 철강금속(-3.31%), 운수창고(-3.31%), 종이목재(-3.23%), 금융업(-3.04%) 등도 3% 이상 급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다수가 하락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54% 하락한 5만76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다시 썼고, SK하이닉스도 -3.15%로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 밖에도 LG에너지솔루션(-2.91%), 삼성바이오로직스(-0.49%), LG화학(-2.64%), 네이버(-4.38%), 삼성SDI(-6.12%), 현대차(-0.58%), 기아(-1.16%), 카카오(-2.84%) 등도 마이너스 행보를 나타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1.36포인트(-4.03%) 하락한 746.94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보면 2020년 7월 2일(742.5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개인이 1259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15억원, 604억원을 순매도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완전히 새로운 악재는 없다. 굳이 증시 급락 이유를 꼽자면 미국 증시 반등이 기술적 반등일 뿐 재반락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과 6월 국내 수출의 마이너스(-) 가능성 때문”이라며 “또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을 앞두고 좋은 내용이 나올 것도 없는 데다,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준비 중이라는 점도 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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