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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대신 리모델링]멀기만 한 재건축....속도 내는 목동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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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2-07-1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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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신동근 기자]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인근 노후 아파트 단지의 리모델링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새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이 늦어지면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려는 단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재건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업기간이 짧고, 안전진단에서도 까다롭지 않아 여러모로 사업추진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안전진단 진행하는 목동 우성아파트
12일 업계에 따르면 목동 우성아파트는 증축형 리모델링 1차 안전진단 용역 공고를 전날(11일) 게시했다.
 
이 안전진단 용역은 목동 우성아파트의 증축형 리모델링 가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구조안전성 평가를 위한 현장조사 △기존 구조도 등의 적정성 평가 △현장조사 결과 전산화된 도면 작성 등을 진행한다.
 
1992년 입주한 목동 우성아파트는 지하 1층~지상 최고 15층, 4개 동, 332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84㎡ 단일 주택형으로 구성돼 있다. 용적률은 256%다. 지하철 9호선 신목동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고, 단지 맞은편에는 목동신시가지 1단지가 위치했다.
 
작년 1월 리모델링 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지 1년여 만에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지난 5월 9일에는 시공사 선정 입찰을 통해 GS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조합 측은 수평·별동 증축 방식의 리모델링을 통해 가구 수를 361가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단지 외관은 지하 5층~지상 16층으로 커지며, 전용면적도 108㎡로 넓어진다. 2024년 이주, 2028년 입주가 목표다.
 
리모델링 속도 빠른 목동 우성2차…새로운 추진단지도
목동 우성2차아파트는 리모델링 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다. 2000년 준공된 목동 우성2차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최고 18층, 12개 동, 1140가구 대단지다. 전용면적 84·113㎡의 중대형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양천구청역에서 걸어서 약 15분 거리에 있다.
 
작년 7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이 단지는 올 2월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수평 증축과 별동 신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27층, 12개 동, 1311가구로 탈바꿈한다.
 
목동한신청구, 목동현대는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목동한신청구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는 단지 내 상가에 리모델링 홍보관을 마련하고 최근 세 차례 리모델링 사업설명회를 개최한 것으로 전해진다. 목동한신청구아파트는 1997년 준공된 단지로 약 1500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다. 추진위 측은 현재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동의서를 받고 있다.
 
지난해 1월 출범한 목동현대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도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서를 모으고 있으며 지난 5월 리모델링 사업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현재 972가구에서 수평·별동 증축 등을 통해 총 1117가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1년 새 2배가량 늘어난 리모델링 추진 단지 
리모델링은 재건축초과이익 환수 등 재건축 시 적용받는 각종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임대주택을 건설해야 하는 의무사항도 없으며 전체 15% 이내에서는 가구 수 증가도 가능하다.
 
가장 큰 장점은 재건축에 비해 사업 추진이 쉽다는 것이다. 리모델링 사업 절차는 △조합 설립 △안전진단 △건축심의 △행위허가 △이주·착공 △입주 순이다.
  
특히 리모델링 안전진단은 재건축 안전진단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 리모델링 사업은 오히려 안전진단 결과가 높은 등급을 받아야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C등급 이상이 나오면 수평별동 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하며, 수직증축 방식을 추진하려면 B등급 이상이 나와야 한다.
 
수직 증축은 안전성 검토와 2차 안전진단 등을 받아야 한다. 옆으로 면적을 늘리는 수평 증축은 1차 안전진단만 받으면 돼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르다. 게다가 준공 30년이 돼야 하는 재건축과 달리 15년 이상이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또 1990년대 용적률을 최대로 받아 지어진 구축 아파트들은 재건축 시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어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 사업을 택하기도 한다. 목동우성2차(286%), 목동우성(256%) 등의 단지들도 대부분 용적률 200%를 훌쩍 넘는다.
 
또 리모델링은 동의율이 66.7% 이상이면 조합을 결성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데 재건축은 주민의 75%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목동신시가지 1~14단지는 여전히 안전진단 단계에서 머물러 있다. 목동의 공인중개업자는 "목동은 아직 재건축에 성공한 단지가 없다"며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안전진단 평가 기준 등이 완화되길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일부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리모델링 시장은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리모델링 조합설립총회를 개최하거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단지는 총 124개 단지다. 지난해 5월 72개 단지보다 50개 단지가량 늘었다.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단지나 사업초기 단지까지 추산하면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는 이보다 더 많다.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2025년 37조원, 2030년에는 44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거나 발 빠르게 수주에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조직 개편을 통해 ‘리모델링 랩(Lab)’을 신설했다. 리모델링 사업의 설계 단계부터 현장 여건과 기존 건물의 구조 안전성을 고려한 종합적인 사전 기술 검토를 바탕으로 리모델링에 최적화된 공법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리모델링과 관련해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SK에코플랜트도 최근 첫발을 내디뎠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인천 부개주공3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쌍용건설과 공동으로 수주했다. 이는 SK에코플랜트의 첫 리모델링 사업 수주다.
 
현대건설과 롯데건설도 지난해 리모델링 전담조직을 구성했다. 포스코건설은 2014년부터 리모델링 전담 부서를 꾸려 관련 사업을 준비해 왔다. 현재는 대형건설사 중 리모델링 전담 조직이 없는 곳을 찾는 게 더 어려운 상황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리모델링이 일부 소수 단지만 진행하는 특수한 경우로 꼽혔다면 이제는 하나의 선택지로 자리 잡는 것”이라며 “더 이상 낡은 아파트의 주거환경을 참아가며 재건축을 기다리지 않고 당장이라도 바꾸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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