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란제리 브랜드 기업 비비안이 서울 압구정 로데오 메인 거리에 문을 연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 7개월 만에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야심차게 문을 연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를 불과 1년도 채 안 돼 문을 닫은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비비안은 지난해 11월 서울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으나, 지난 6월 매장을 전면 철수했다.
비비안 플래그십 스토어는 카페와 매장을 접목시켜 2층 규모로 구성됐다. 매장 1층은 ‘카페브이’라는 이름으로 낮에는 카페, 밤에는 샴페인 바를 운영했다. 2층에는 비비안 제품들은 물론, 바바라, 샹텔, 제이, 메이, 플루토 등 해외 유명 란제리 브랜드와 지난해 신규 론칭한 애슬레틱 캐쥬얼 브랜드 ‘그라운드 브이(Ground V)’ 쇼룸으로 꾸몄다.
오픈 당시 비비안은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체험형 매장을 콘셉트로 브랜드 처음으로 카페와 패션을 접목시킨 이색 매장으로 약 반년 동안 공들였다”며 “고객이 매장에 여유롭게 머물면서 쇼핑도 즐길 수 있는 압구정 로데오의 대표 매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2020년 쌍방울그룹에 합류한 비비안은 토종 언더웨어 전문 브랜드로 낡은 이미지가 존재했다. 이러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비비안은 백화점과 가두점 외 젊은 소비자 유입이 가능한 새로운 채널 확장에 집중해왔다.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배경도 MZ세대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소통하기 위함이었다. 압구정 매장 반응에 따라 추가 플래그십 스토어 확장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픈 7개월 만에 돌연 매장을 정리하게 된 것이다. 비비안 플래그십 스토어를 철수한 자리에는 지난 7월 14일 가수 김태우씨와 이원일 셰프의 수제 햄버거 전문점 ‘멜팅소울’이 들어왔다. 김태우씨는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아이오케이 소속으로 쌍방울그룹 측은 F&B(식음) 사업의 일환으로 입지와 상권 면에서 적합해 멜팅소울을 오픈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플래그십 스토어는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하는 공간인데 이렇게 빠르게 매장을 철수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쌍방울그룹에서 비용 효율화 차원에서 수익성을 낼 수 있는 F&B사업으로 빠르게 전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비안 관계자는 “카페 V와 같은 체험형 복합매장을 시도를 해봄으로써, 향후 오프라인 매장 운영의 새로운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면서 “6개월 간의 운영을 끝으로 지난 6월 ‘카페 브이’의 운영을 종료했으나, 향후에도 이와 같은 매장 오픈 계획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