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세계박람회장은 2012년 박람회를 치르고 난 뒤에도 해마다 350만명이 찾는다. 다양한 국제회의와 전시행사가 꾸준히 열리고 있다. 박람회장은 25만㎡(7만5000평) 규모다. 1000석 규모의 컨벤션장이 있고 아쿠아리움, 밤의 볼거리 해상워터쇼 빅오쇼장, EDG 디지털 갤러리가 있다. 스카이타워와 한국관 전시시설이 있다. 박람회장 앞에는 KTX역과 4곳의 고급호텔이 자리 잡았다. 어느 모로 보나 국제적 MICE(Meeting Incentive Convention Exibition) 산업 중심지로 손색이 없다. 박람회를 연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박람회장 활용방안이 정해지지 않아 지금도 여수지역의 핫 이슈다.
여수박람회장에서는 지금 ‘바다와 미술이 만나는 시간’ 전시회가 한창 열리고 있다. 9월 18일까지 열린다. 엑스포 개최 10주년을 맞아 여수세계박람회재단이 나서서 국립현대미술관과 손잡고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특별전’을 마련한 것이다. 조영주 여수세계박람회재단 10주년 준비단장이 기획, 유치했다. 조 단장은 이 전시를 끝으로 임기를 마친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때 홍보마케팅을 맡아 여수와 인연이 깊다. 지역문화콘텐츠연구소 대표이기도 하다. 아주경제는 조 대표를 만나 여수세계박람회장 활용방안과 재생공간 콘텐츠 중요성에 관해 들어봤다.
◆박람회장 활용방안이 여수에서 한창 논의되고 있다. 어떤 입장인가.
“여수세계박람회 사후활용을 위해 국제관과 주제관, 한국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어떤 공간이든 관리와 운영에 따른 비용이 필요하다. 박람회 시설은 모두 국가 소유다. 관리 주체인 여수세계박람회재단에 운영비를 내려주는 곳은 해양수산부다. 10년 동안 여수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결과 해수부 산하기관인 여수광양항만공사에 맡겨 운영하자는 데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다. 지난해 주철현 의원이 앞장서서 관련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서 냈지만 통과되지 않고 현재까지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 최근에는 다시 공론화위원회가 생기고, 여수시와 전라남도가 박람회장을 가져와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주 의원 측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식 인사로 관리나 운영이 효율적이지 못하기에 여수광양항만공사를 통해 안정적으로 공공개발을 하자고 주장한다. 공론화위원회 측에서는 공공개발을 하자는 것에 ‘뭔가 꼼수가 있을 것’이라는 불신으로 여수시가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의 바람이라면 기존 시설은 여수시와 전라남도가 소유해 운영하고 부지를 포함한 항만 배후시설은 항만공사가 맡아 해외 유수항만시설처럼 최고의 디자인항만 시설로 개발하면 좋겠다. 별도 공공의 논의기구를 마련해 지금보다 촘촘하게 논의하며 해법을 찾으면 좋겠다. 만일 항만공사로 이관하는 것이 무산된다면 운영과 관리는 여수시와 전라남도가 맡고, 국가행사를 치르면서 생긴 채무 3800억원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에 머리를 맞대면 해결점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여수시와 전라남도의 끈기 있는 해결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여수박람회장에서는 지금 ‘바다와 미술이 만나는 시간’ 전시회가 한창 열리고 있다. 9월 18일까지 열린다. 엑스포 개최 10주년을 맞아 여수세계박람회재단이 나서서 국립현대미술관과 손잡고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특별전’을 마련한 것이다. 조영주 여수세계박람회재단 10주년 준비단장이 기획, 유치했다. 조 단장은 이 전시를 끝으로 임기를 마친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때 홍보마케팅을 맡아 여수와 인연이 깊다. 지역문화콘텐츠연구소 대표이기도 하다. 아주경제는 조 대표를 만나 여수세계박람회장 활용방안과 재생공간 콘텐츠 중요성에 관해 들어봤다.
◆박람회장 활용방안이 여수에서 한창 논의되고 있다. 어떤 입장인가.
“여수세계박람회 사후활용을 위해 국제관과 주제관, 한국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어떤 공간이든 관리와 운영에 따른 비용이 필요하다. 박람회 시설은 모두 국가 소유다. 관리 주체인 여수세계박람회재단에 운영비를 내려주는 곳은 해양수산부다. 10년 동안 여수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결과 해수부 산하기관인 여수광양항만공사에 맡겨 운영하자는 데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다. 지난해 주철현 의원이 앞장서서 관련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서 냈지만 통과되지 않고 현재까지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 최근에는 다시 공론화위원회가 생기고, 여수시와 전라남도가 박람회장을 가져와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나의 바람이라면 기존 시설은 여수시와 전라남도가 소유해 운영하고 부지를 포함한 항만 배후시설은 항만공사가 맡아 해외 유수항만시설처럼 최고의 디자인항만 시설로 개발하면 좋겠다. 별도 공공의 논의기구를 마련해 지금보다 촘촘하게 논의하며 해법을 찾으면 좋겠다. 만일 항만공사로 이관하는 것이 무산된다면 운영과 관리는 여수시와 전라남도가 맡고, 국가행사를 치르면서 생긴 채무 3800억원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에 머리를 맞대면 해결점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여수시와 전라남도의 끈기 있는 해결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현재 박람회장 운영 상황은.
“박람회장을 운영하려면 해마다 100억~120억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자체 수입은 임대와 광고 등 70억원에 불과하다. 정부 지원은 2017년부터 해마다 줄었고 올해는 지원금이 끊겼다. 박람회재단 측은 부족한 예산을 차입해 운영하고 있다. 기본적인 시설 보수를 해야 할 곳이 많은데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고 재단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람회장, 앞으로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엑스포 행사시설 활용 핵심은 여수시민이나 관광객들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공간, 일상을 누리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곳 시설은 10년 전에 만들어졌고, 그동안 용도가 많이 바뀌었다. 더 바꿔야 할 게 많다. 시민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리모델링해야 한다. 박람회장은 홀륭한 재생공간으로 재탄생될 수 있다. EDG(엑스포 디지털 갤러리)는 좌우로 시원하게 뚫려 있고 30m 높이의 천장에 5만개의 LED가 설치돼 있다. 밤과 낮 구별 없이 돌고래 영상쇼를 상영할 수 있는 환상적인 공간이다.
지난해 이곳 국제관에서 ‘아르떼 뮤지엄 여수’를 오픈해 전국적으로 미디어아트 전시붐을 일으켰다. 80개의 부스를 설치하고 ‘Flea Market(벼룩시장)’을 열었다. 5일 동안 시민과 관광객 7만7000명 정도를 찾았고 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예술가 작품뿐 아니라 자기가 쓰던 물건을 가지고 와서 서로 교환하거나 사고팔았다. 코로나19 때문에 억눌린 시민들의 문화욕구가 분출했다고 생각한다. 바다위 주제관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조형성을 갖춘 건축물이다. 비록 녹슬고, 낡았지만 미술관이나 미술도서관으로 활용되면 좋겠다. 박람회장 모든 시설은 버릴 게 없다.”
◆엑스포 주제관을 미술관으로 활용하자고 했는데.
“코로나 여파로 사람들이 붐비는 곳을 피한다. 널찍한 주제관을 미술관이나 미술도서관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많은 이들이 조용히 찾아와 멋진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책도 보는 고즈넉한 장소로 만들면 좋을 것이다. 이번 10주년 행사 때 어린이미술제를 열었는데 응모작품만 4800점이 넘는다.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미술관이 되면 돈이 되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10년 전 정원박람회 때도 ‘정원’이 밥 먹여 주느냐고 했었다. 지역은 차별화된 브랜딩으로 살아 남아야 한다. ‘여수밤바다’ 노래 하나로 얻는 직간접 수익은 엄청나다.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이 있는 도시의 프리미엄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다.
구체적으로 국립현대미술관과 손잡고 이곳에 분관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서울, 청주, 대전 분관에 이어 경남 창원과 진주시가 오래전부터 분관유치 경쟁을 하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장 같이 좋은 시설에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이 들어서게 되면 여수에서 ‘영호남특별전’을 열 수 있고 ‘이건희컬렉션전’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조영주 단장 [사진=박승호 기자]
◆박람회장은 해변에 있어서 항구를 비롯한 해안풍경이 좋고 KTX역이 있다. 활용방안은.
“기차역에 내리자마자 바다가 펼쳐지는 도시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지형적인 장점을 문화콘텐츠와 접목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 국제회의 트렌드도 하이브리드를 지향한다. IT기반 회의와 관광, 힐링, 문화가 접목된 국제회의는 여수엑스포장을 국제MICE복합지구로 만들 수 있다. 항구와 해변을 더 예쁘게 가꾸면 ‘또 가고 싶은 여수’가 되지 않겠는가. 지난해 박람회재단에서 문화예술총괄감독으로 일하면서 컨벤션장 지하에 대규모 연습시설이 있는 것을 보고 이곳에 기숙형 K-POP아카데미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글로벌케이팝진흥원과 협약도 맺었다. 전라남도가 지원을 검토하는 중이었는데 재단 내 대규모 민간투자가 있을 것이라고 해 결국 무산됐다. 지금도 무척 아쉽게 생각한다.”
조 대표는 30년 가까이 전시, 축제, 공연, 제품, 편집 콘텐츠를 기획한 전문가다. 그동안 ‘2012여수엑스포 뉴미디어 홍보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엑스포재단 10주년기념 준비단장을 지냈다.
또 순천정원박람회 축제 기틀을 다지는 에코지오페스티벌(한평정원어워드의 전신)을 기획 총괄했고 담양LP뮤지엄 활성화전략과 나주배박물관 활성화프로젝트, 순천방문의해 기념 굿즈 제작, 일산 ‘한류우드’, ‘광명동굴’ 같은 지역 콘텐츠 홍보 마케팅에 관여했다. 농협 미래농업지원센터와 정선 곤드레사업활성화 프로젝트까지 자치단체들이 늘 필요로 하는 인물이다.
◆ 지금까지 전국의 많은 자치단체들과 일했는데 소감은.
“늘 그 지역에서 ‘처음 있는 일’을 했다. 위험하고 귀찮은 일, 손이 많이 가는 일에 겁이 없었다. 고생스러웠지만 정성껏 일했다. 그렇게 했더니 시민들이 좋아했다. 그게 나에겐 큰 힘이었다. 남들처럼 실적보다 실속을 챙기지 못해 아쉬움이 있다.(웃음) 자치단체장의 정치적 판단이 잘못 개입할 때 콘텐츠 효과는 떨어진다. 발로 뛰는 사람이 맘껏 끼를 발산하게 하고 그것이 결과로 고스란히 표출됐을 때 효과가 크다. 공직자들의 시각, 의지가 중요하다. 지역축제를 기획하는데 기획자 인건비를 예산에 넣지 않는다. 기획력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기획자의 아이디어와 네트워크를 ‘지인찬스’로 써먹는 경우가 많다. 현장 경험이 많은 나로서는 손해가 크다. 박사학위나 대학교수 타이틀이 있어야 인정해주는 문화도 바뀌면 좋겠다. 좋은 기획자 하나가 지역을 바꾼 사례가 많음을 기억해 주기 바랄 뿐이다.”
◆여수에서 ‘1년 살기’를 했다고 들었다.
“‘오래 살기’로 바꾸고 최근 여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산동네에 집을 구했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 하얀 집. 얼마나 오래 살지는 알 수 없다. 얼마 전에 전입신고를 마쳤다. 여수시청에서 통상적인 문자 한통 온 것이 전부다.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그래도 여수는 내게 아름다운 도시다.”
◆앞으로 지역에서 하고 싶은 일은.
“지역에 필요한 사설 ‘문화재단’ 역할을 하고 싶다. 지역발전에 관심 있는 독지가가 있다면 함께하고 싶다. 문화법인을 내서 과감한 문화적 시도를 해보고 싶다. 옆 동네가 하는 일을 부러워하거나 따라하는 것은 잘하지만, 새로운 시도는 단체장의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지자체장과 공무원들의 문화적 수준을 시민 눈높이에 맞추는 일이 필요하다. 콘텐츠기획자로서 박람회장처럼 재생공간을 활용한 좋은 문화예술 사업에도 계속 관심을 갖고 추진할 생각이다.
광주와 전남에 디자인 기획 전문 경험을 갖춘 사람들이 많이 내려와야 한다. 혹자는 자기들 밥그릇 빼앗는 것 아닌지 염려하는데,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기획자들이 많아질수록 청년들의 일자리, 밥그릇이 커진다. 진짜 로컬 콘텐츠를 공공디자인 시각으로 소개하는 일, 대도시에는 있는데 지방에 없는 것들을 소개해 문화적 '지역불균형' 해소에 앞장서고 싶다.”
“박람회장을 운영하려면 해마다 100억~120억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자체 수입은 임대와 광고 등 70억원에 불과하다. 정부 지원은 2017년부터 해마다 줄었고 올해는 지원금이 끊겼다. 박람회재단 측은 부족한 예산을 차입해 운영하고 있다. 기본적인 시설 보수를 해야 할 곳이 많은데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고 재단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람회장, 앞으로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엑스포 행사시설 활용 핵심은 여수시민이나 관광객들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공간, 일상을 누리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곳 시설은 10년 전에 만들어졌고, 그동안 용도가 많이 바뀌었다. 더 바꿔야 할 게 많다. 시민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리모델링해야 한다. 박람회장은 홀륭한 재생공간으로 재탄생될 수 있다. EDG(엑스포 디지털 갤러리)는 좌우로 시원하게 뚫려 있고 30m 높이의 천장에 5만개의 LED가 설치돼 있다. 밤과 낮 구별 없이 돌고래 영상쇼를 상영할 수 있는 환상적인 공간이다.
지난해 이곳 국제관에서 ‘아르떼 뮤지엄 여수’를 오픈해 전국적으로 미디어아트 전시붐을 일으켰다. 80개의 부스를 설치하고 ‘Flea Market(벼룩시장)’을 열었다. 5일 동안 시민과 관광객 7만7000명 정도를 찾았고 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예술가 작품뿐 아니라 자기가 쓰던 물건을 가지고 와서 서로 교환하거나 사고팔았다. 코로나19 때문에 억눌린 시민들의 문화욕구가 분출했다고 생각한다. 바다위 주제관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조형성을 갖춘 건축물이다. 비록 녹슬고, 낡았지만 미술관이나 미술도서관으로 활용되면 좋겠다. 박람회장 모든 시설은 버릴 게 없다.”
◆엑스포 주제관을 미술관으로 활용하자고 했는데.
“코로나 여파로 사람들이 붐비는 곳을 피한다. 널찍한 주제관을 미술관이나 미술도서관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많은 이들이 조용히 찾아와 멋진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책도 보는 고즈넉한 장소로 만들면 좋을 것이다. 이번 10주년 행사 때 어린이미술제를 열었는데 응모작품만 4800점이 넘는다.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미술관이 되면 돈이 되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10년 전 정원박람회 때도 ‘정원’이 밥 먹여 주느냐고 했었다. 지역은 차별화된 브랜딩으로 살아 남아야 한다. ‘여수밤바다’ 노래 하나로 얻는 직간접 수익은 엄청나다.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이 있는 도시의 프리미엄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다.
구체적으로 국립현대미술관과 손잡고 이곳에 분관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서울, 청주, 대전 분관에 이어 경남 창원과 진주시가 오래전부터 분관유치 경쟁을 하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장 같이 좋은 시설에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이 들어서게 되면 여수에서 ‘영호남특별전’을 열 수 있고 ‘이건희컬렉션전’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조영주 단장 [사진=박승호 기자]
◆박람회장은 해변에 있어서 항구를 비롯한 해안풍경이 좋고 KTX역이 있다. 활용방안은.
“기차역에 내리자마자 바다가 펼쳐지는 도시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지형적인 장점을 문화콘텐츠와 접목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 국제회의 트렌드도 하이브리드를 지향한다. IT기반 회의와 관광, 힐링, 문화가 접목된 국제회의는 여수엑스포장을 국제MICE복합지구로 만들 수 있다. 항구와 해변을 더 예쁘게 가꾸면 ‘또 가고 싶은 여수’가 되지 않겠는가. 지난해 박람회재단에서 문화예술총괄감독으로 일하면서 컨벤션장 지하에 대규모 연습시설이 있는 것을 보고 이곳에 기숙형 K-POP아카데미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글로벌케이팝진흥원과 협약도 맺었다. 전라남도가 지원을 검토하는 중이었는데 재단 내 대규모 민간투자가 있을 것이라고 해 결국 무산됐다. 지금도 무척 아쉽게 생각한다.”
조 대표는 30년 가까이 전시, 축제, 공연, 제품, 편집 콘텐츠를 기획한 전문가다. 그동안 ‘2012여수엑스포 뉴미디어 홍보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엑스포재단 10주년기념 준비단장을 지냈다.
또 순천정원박람회 축제 기틀을 다지는 에코지오페스티벌(한평정원어워드의 전신)을 기획 총괄했고 담양LP뮤지엄 활성화전략과 나주배박물관 활성화프로젝트, 순천방문의해 기념 굿즈 제작, 일산 ‘한류우드’, ‘광명동굴’ 같은 지역 콘텐츠 홍보 마케팅에 관여했다. 농협 미래농업지원센터와 정선 곤드레사업활성화 프로젝트까지 자치단체들이 늘 필요로 하는 인물이다.
◆ 지금까지 전국의 많은 자치단체들과 일했는데 소감은.
“늘 그 지역에서 ‘처음 있는 일’을 했다. 위험하고 귀찮은 일, 손이 많이 가는 일에 겁이 없었다. 고생스러웠지만 정성껏 일했다. 그렇게 했더니 시민들이 좋아했다. 그게 나에겐 큰 힘이었다. 남들처럼 실적보다 실속을 챙기지 못해 아쉬움이 있다.(웃음) 자치단체장의 정치적 판단이 잘못 개입할 때 콘텐츠 효과는 떨어진다. 발로 뛰는 사람이 맘껏 끼를 발산하게 하고 그것이 결과로 고스란히 표출됐을 때 효과가 크다. 공직자들의 시각, 의지가 중요하다. 지역축제를 기획하는데 기획자 인건비를 예산에 넣지 않는다. 기획력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기획자의 아이디어와 네트워크를 ‘지인찬스’로 써먹는 경우가 많다. 현장 경험이 많은 나로서는 손해가 크다. 박사학위나 대학교수 타이틀이 있어야 인정해주는 문화도 바뀌면 좋겠다. 좋은 기획자 하나가 지역을 바꾼 사례가 많음을 기억해 주기 바랄 뿐이다.”
◆여수에서 ‘1년 살기’를 했다고 들었다.
“‘오래 살기’로 바꾸고 최근 여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산동네에 집을 구했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 하얀 집. 얼마나 오래 살지는 알 수 없다. 얼마 전에 전입신고를 마쳤다. 여수시청에서 통상적인 문자 한통 온 것이 전부다.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그래도 여수는 내게 아름다운 도시다.”
◆앞으로 지역에서 하고 싶은 일은.
“지역에 필요한 사설 ‘문화재단’ 역할을 하고 싶다. 지역발전에 관심 있는 독지가가 있다면 함께하고 싶다. 문화법인을 내서 과감한 문화적 시도를 해보고 싶다. 옆 동네가 하는 일을 부러워하거나 따라하는 것은 잘하지만, 새로운 시도는 단체장의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지자체장과 공무원들의 문화적 수준을 시민 눈높이에 맞추는 일이 필요하다. 콘텐츠기획자로서 박람회장처럼 재생공간을 활용한 좋은 문화예술 사업에도 계속 관심을 갖고 추진할 생각이다.
광주와 전남에 디자인 기획 전문 경험을 갖춘 사람들이 많이 내려와야 한다. 혹자는 자기들 밥그릇 빼앗는 것 아닌지 염려하는데,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기획자들이 많아질수록 청년들의 일자리, 밥그릇이 커진다. 진짜 로컬 콘텐츠를 공공디자인 시각으로 소개하는 일, 대도시에는 있는데 지방에 없는 것들을 소개해 문화적 '지역불균형' 해소에 앞장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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