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이번 사태는 '설마'라는 안전불감증이 만든 인재"라고 철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고, 야당도 이에 질세라 "절대 독점은 절대 망한다"며 카카오 측에 경고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번 사태는 2018년 KT 화재 사건 이후 벌써 두 번째로, IT 강국을 자부하기 부끄러울 정도의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난 심각한 사태"라며 "KT 사태를 겪고도 화재 같은 재난 상황에 대비하는 이중화 장치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동안 카카오는 메신저를 중심으로 교통, 쇼핑, 금융 등 계열사 수가 올해 8월 기준으로 무려 134개에 이를 만큼 문어발식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개선책은 전혀 마련되지 않은 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까지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메인 시스템을 사실상 한곳에 몰아넣는 등 관리 조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특히 우리나라는 네트워크망 교란 같은 북한의 도발 위협에도 충분히 대비해야 하는 만큼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관련 대책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야당도 비판의 대열에 합류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첨단 IT(정보기술) 국가에서 어처구니없는 원시적인 두꺼비집 화재 사건이 발생했다”며 “서버도, 서비스도 분산이 안 돼 있다 보니 한 군데 불이 나면 전원이 마비되는 ‘절대 독점이 절대 망한’ 사례”라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우리 선조들은 조선왕조실록도 4곳에 분산 보관하는 지혜를 발휘해 문화재 원형을 보존했다”며 “카카오 사태는 이런 원칙들이 지켜지지 않은 재난”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사시 (대응할) 또 하나의 시스템을 준비해야 하는데 그런 백업 시스템도 없었다”고 했다.
정부 대처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코로나19 상황이 발생하면 행정안전부 협조를 통해 문자메시지를 보내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그 생각을 못 했다"며 "전 국민이 먹통 사태에 가슴만 치고, 로그인과 인증이 차단돼 그 피해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의 증인 채택 동참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오늘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에서 김범수 등 총체적 책임을 진 대표자들을 불러서 증인 채택을 하고, 왜 이런 사고가 발생했고 재발방지책은 무엇인지 보여 드리고자 한다"며 "국민의힘은 김범수 출석을 왜 반대하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이유를 대고 있는데, 증인 채택에 협조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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