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20년 9월경 경상북도 경주시 안강읍 노당리 일대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고(故) 태재명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신원확인은 고인의 여동생 태화연씨(80)의 외손자가 군에 입대해 유해발굴 사업을 알게 돼, 자신의 어머니와 외할머니에게 유전자 시료 채취 동참을 권유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국유단은 이후 2021년 채취한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와 고인의 유해 유전자를 정밀 분석해 남매 관계임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이로써 고인의 유해를 7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유해발굴을 개시한 이후 206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사례다.
고인의 유해는 2020년 9월경 국유단과 해병대 1사단 장병 100여명이 6·25전쟁 당시 혈전이 발생한 전투지역에서 기초 발굴하던 중 고인의 전투화 일부가 발견되면서 국유단 전문 발굴병력이 투입돼 처음으로 정강이뼈를 찾았다.
이후 주변을 확장해 발굴한 결과, 고인은 곧게 누운 자세로 머리뼈부터 발뼈까지 대부분 골격이 남아 있는 형태로 수습됐다. 버클, 전투화 등의 유품도 착용한 상태로 발굴됐다.
고 태재명 일병의 소속은 국군 수도사단으로 추정된다. 그는 1950년 8월 9일부터 9월 22일까지 벌어진 ‘안강-기계전투’에서 만 20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16일 경북 경산에 있는 유가족의 자택에서 열린다.
행사는 유가족 대표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에 관한 설명을 하고, 신원확인 통지서를 전달한 후 호국영웅 귀환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하며 위로의 말씀을 전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고인의 신원이 확인됐다는 소식에 여동생 태화연씨는 “오빠의 전사통지를 받았을 때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며 “죽기 전에 오빠의 유해를 찾았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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