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는 16일 자신의 SNS에 “저는 요즘 김대중 대통령께서 일본문화개방을 앞두고 저에게 우리 민족은 중국의 변방에 있으면서 중국에 흡수되지 않은 것은 우리 민족의 문화창조력에 있다고 하시면서 왜 문화를 개방하면 일본에 먹힌다고 생각하는가 하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면서 “그분의 선견지명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친일파’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최근 충북 청주 시내에 저를 친일파라고 매도하는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제3자 변제방식으로나마 일제 강제징용피해를 배상, 답보상태의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이끌고자 경주해 온 정부의 고심에 찬 노력을 환영하는 내용으로 쓴 제 글에 대한 반감 때문”이라며 “양국 관계 개선의 발목을 잡은 강제징용 피해 배상이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 되겠다는 절박감에서 나온 '애국심'과 '충정'의 강조였는데 많은 논란을 빚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이어 “1637년 남한산성에서 최명길이 옳았습니다. 1964년 한일협정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옳았습니다. 1998년 일본문화개방을 결정한 김대중 대통령이 옳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윤석열 대통령이 옳습니다. 그들은 모두 친일굴욕으로 몰렸습니다”라며 “반대 주장도 이해한다. '하필이면 그게 왜 우리냐?'라는 것인데 우리가 양보하자는 것은 장래 실익이 우리가 더 크다는 확신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1965년 6월 한일협정이 체결됐고, 지금도 일각에서는 이 결단을 두고 박정희 대통령을 친일파라며 구호를 외치지 않습니까?”라며 “하지만 그 청구권자금으로 포항종합제철소가 착공됐고,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됐다. 이런 것을 '구국의 결단'이라고 부른다. 거기엔 늘 극렬한 반대가 있고, 소신이 있고, 확신에 찬 지도자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또한 그렇다. 독도영유권 문제가 불거지자 김영삼 대통령이 한 극언(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다)이 발단이었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그걸 풀기 위한 외교였고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수립 후 최초로 일본이 외교문서에 식민 통치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담고, 그것도 직접 '대한민국'을 지칭해 명기해서입니다”라며 “이런 뜻밖의 성과가 김 대통령의 '통 큰 양보'에서 왔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당시 히로히토 일왕을 '천황'이라 호칭한 김대중 대통령도 친일파인가요?라고 반문했다.
김 지사는 “그 해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 대중문화개방도 마찬가지로 시기상조네, 문화식민지로 전락하네, 반론이 거셌다”면서 “대통령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 힘은 '우리 국민, 우리 문화의 저력에 대한 확신'이었다. 그 결과는 블랙핑크와 BTS, 오징어게임. 더 글로리 같은 K-콘텐츠의 지구촌 정복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윤석열 정부가 마련한 이 해법 역시 대한민국의 저력에서 발로한 자신감 그 자체라고 본다”면서 “그래서 일보 양보의 이 스마트한 제안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기회를 놓치면 더 큰 문제를 떠안을 것이라는 우려에서 '일본이 않는다면 우리가 양보해 일단락 매듭을 짓자'는 해법에 동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저의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던 발언은 바로 이런 소신과 구국의 결단이 친일로 매도된다면 애국의 길에서 친일이라는 비난이라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반어적 표현일 뿐 일본 편에 서겠다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저의 이런 의도와는 상관없이 도민들께 많은 부담과 분란을 가져온 것은 모두가 제 책임”이라며 “오늘 모처럼 한일정상회담이 열립니다. 한일 두 정상께서 역사에 큰 발자욱을 남기시기를 바란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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