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는 80대가 넘은 나이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여전히 건축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20대부터 지금까지 60년 넘게 일을 하면서 청춘의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안도타다오와 이야기를 나눴다.
A. 뮤지엄 산 입구에 사과가 있는데 청춘의 사과에요. 청춘은 10대 20대가 아니라 살아있는 동안은 청춘이에요. 뮤지엄산을 방문하셔서 청춘을 느끼기를 바랍니다. 청춘을 느끼기 위해서는 자연을 느끼는 게 좋아요. 돌과 벽 그리고 미술품들이 있는 곳이요. 기존에 몰랐던 세계가 펼쳐질 거예요.
20년 전 쯤 이인희 고문이 찾아와 미술관을 지어달라고 했는데 시큰둥 했어요. 후보지는 강원도 원주의 산등성이였고, '서울에서도 두 시간 걸리는 이 산골에 누가 오겠어'라고 생각했죠.
당시 이 고문이 '아시아에, 아니 세계에 없는 미술관을 만들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이 오지 않겠느냐'라고 했는데 저는 안 올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그 말이 맞았어요 연간 20만명씩 찾는다고 하더라고요. 뮤지엄 산에서 자연과 문화 함께 즐길 수 있어요.
A. 건축은 자연과 잘 어우러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콘크리트는 1897년에 파리에서 만들어졌는데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어요. 누군가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재료로 아무나 만들 수 없는 건축물을 만들고 싶었어요. 빛이 위로 들어오는데 저는 빛을 보면서 희망을 추구해요. 그걸 위해서 만든 게 푸른 사과예요. 100살까지 살 텐데 지적 체력과 신체적인 체력이 필요해요. 이것을 유지하기 위해서 새로운 걸 찾고 그걸 통해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거에요. 저는 그런 희망이 담긴 건축물을 만들고 싶었어요.
Q. 사람들이 한때는 싫어했던 것들을 끝까지 이어나가는 원동력은 뭔가요?
A. 재밌는 것 일수록 많은 사람들이 거절해요. 저는 거절한다고 해서 좌절하지 않아요. 반드시 어딘가에서 실현하겠다는 생각을 해요. 계속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으면 어떻게든 실현이 되는데 그러려면 오래 살아야겠죠.
Q. 서울은 가장 문화적으로 성장하는 도시인데요. 도시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와 경관이 유기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설계는 제가 하지만 그걸 짓기 위해서는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요. 그래서 발주를 하지 않으면 공사를 할 수 없어요. 재밌는 곳에는 재밌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요. 그래서 매력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매력이 중요하죠. 도시는 매력이 있으면 많은 분들이 많이 오는데 매력이 없으면 도시의 힘이 떨어질 수 있어요.
Q. 희망을 강조하셨는데 살면서 좌절도 많으셨을 텐데 희망을 유지하는 방법이 있나요?
A. 저는 계속 절망적인 인생이에요. 저는 대학도 전문 학교도 가지 않았어요. 제가 수술을 하면서 암에 걸리기도 했고요. 이 지구상에서 장기 5개를 적출한 사람은 저밖에 없을 거예요. 그래도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노력해요. 하루 만 보씩 걷고 식사도 30분 동안 하고 공부도 꾸준히 하는데 이런 노력을 하다 보면 즐거운 일이 있을 거에요. 절망에 머무르지 않고 희망을 유지해나가고 있어요. 50년 전만 해도 아시아는 절망적이었는데 지금은 가장 활기차게 돌아가죠. 이를 위해서는 여러분의 힘이 필요해요. 미디어에는 힘이 있다고 생각하기 떄문에 힘이 있는 글을 써야 되고 청춘을 유지해야 돼요. 장기가 5개가 없어도,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즐겁게 살 수 있다는 본보기가 되고 싶어요.
Q. 노출 콘크리트가 미래에도 지속될까요?
A. 콘크리트는 100년이 지나고 유지 되는 재료예요.
Q. 정말 좋은 건축이 나오기 위해 필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 좋은 건축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클라이언트가 필요해요. 시작을 하면 클라이언트랑 7~8년을 함께 하는데 한 클라이언트가 당뇨병을 앓고 있었는데 당뇨병이 다 낫고 오시라고 했어요. 올해 저는 81살인데 사회를 위해서 앞으로 20년은 더 살아야겠어요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