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맛 없다."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계륵 취급을 받고 있다. 높아진 몸값 대비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탓이다.
지난해 줄줄이 매물로 등장한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이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KFC코리아가 사모펀드 오케스트라 프라이빗에쿼터(PE)에 인수된 것을 제외하면 한국맥도날드, 맘스터치, 버거킹 등은 수년째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외국계 고급 수제버거들의 한국 진출로 햄버거 시장에 절대강자가 없어진 것도 매물로서의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지난달 27일 한국맥도날드 매각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인수를 추진했던 동원산업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넉달만에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매각 협상의 발목을 잡은 것은 높은 몸값이다. 맥도날드의 희망 매각가는 5000억원대였으나, 동원그룹은 2000억원대를 제시하며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맘스터치 역시 현재 매각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다.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난해 '연내 매각'을 목표로 맘스터치 매각 작업을 벌였지만 협상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매각 대상은 맘스터치 지분 100%다.
작년 11월 케이엘앤파트너스는 매각 주관사를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에서 도이치증권으로 전격 교체하며 원매자 찾기에 발 빠르게 움직였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연초 홍콩계 사모펀드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등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현재 논의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맘스터치 측은 1조원의 몸값을 희망했지만 시장 가격은 6000억원 수준까지 떨어지며 최종 매각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버거킹의 매각도 불발됐다. 버거킹 운영사 비케이알을 보유한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너티에퀴티파트너스는 지난해 1월 한국과 일본 버거킹 사업권의 매각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11월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 최근 자금시장 경색과 경기 침체 우려로 투자 혹한기를 맞자 1조원의 몸값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이 없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반면 KFC코리아는 유일하게 주인 찾기에 성공했다. KFC를 보유한 KG그룹은 지난달 27일 오케스트라 프라이빗에쿼터(PE)에 최종 매각됐다. 매각가는 약 550억원이다. 매각 대상은 KG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KFC코리아 지분 100%다. KFC는 상대적으로 낮은 매각가가 강점으로 꼽혀왔다. 당초 시장 예상 매각가는 1000억원이 거론됐지만 절반 수준에서 계약이 체결됐다.
업계는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이 M&A 시장에서 홀대받는 것은 버거 트렌드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제 버거 시장 확대와 맞물려 글로벌 버거 브랜드의 국내 진출 여파로 기존 대형 프랜차이즈의 햄버거 시장은 크게 위협받고 있다"면서 한화갤러리아가 파이브가이즈를 상반기 들여오고 bhc도 슈퍼두퍼 출점을 강화하고 있다. 때문에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몸값을 낮추거나 수익성을 개선해야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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