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더니 다시 뛰는 물가...서민 한숨 깊어진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남라다 기자
입력 2023-05-25 16:0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고물가 겨냥 편의점 먹거리 경쟁 치열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고물가로 편의점에서 장을 보고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가성비, 냉장 안주 출시 등 먹거리 상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이마트24가 출시한 냉장 안주. 2023.5.23
    mjkang@yna.co.kr/2023-05-23 14:53:49/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편의점 내부 전경. [사진=연합뉴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편의점 치맥(치킨+맥주 조합)’을 즐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마저도 부담스럽다. 편의점 수입맥주와 치킨 가격이 일제히 올랐기 때문이다. 가격이 비싸 배달 앱에서 치킨을 시켜 먹는 걸 포기했던 김씨는 “앞으로 편의점 치맥마저 자유롭게 사 먹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며 한탄했다. 

정부의 가격 인상 압박에 안정세로 돌아선 듯했던 물가가 이달 들어 또 다시 요동치고 있다. 명품부터 서민 먹거리까지 가격이 잇달아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더욱 팍팍하게 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가격 인상을 단행한 업체는 샤넬, 델보 등 글로벌 명품 업체부터 치킨, 수입맥주까지 각양각색이다.

올해도 글로벌 명품 업체들의 가격 인상 행렬은 계속됐다. 가장 먼저 총대를 멘 곳은 샤넬이다. 샤넬은 지난 23일 대표 품목인 클래식 플랩백을 포함해 가방, 지갑, 신발 등 인기 품목의 판매 가격을 최대 12% 올렸다. 

샤넬의 이번 가격 인상은 올해 3월 이후 2개월 만이다. 작년에는 1월과 3월, 8월, 11월 총 네 차례 판매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에 클래식 플랩백 라지 사이즈는 1570만원으로 기존 대비 6% 올랐다. 

델보 역시 다음 달 15일부터 전 품목 가격을 평균 7% 올린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인기 제품인 미디엄 사이즈의 브리앙 MM 박스 카프는 1060만원에서 1134만원으로 인상된다. 

치킨 가격도 1개월 만에 다시 들썩였다. 교촌치킨이 지난 4월 가격 인상을 단행한 이후 잠잠했던 치킨업계가 다시 가격 조정에 나선 것이다. 해당 업체는 네네치킨과 처갓집양념치킨, 페리카나치킨의 일부 가맹점들이다. 가맹점들은 배달앱 메뉴 가격을 1000~2000원 올렸다. 

가성비가 좋은 '편의점 치킨' 가격도 뛴다. GS25는 내달 1일부터 치킨 6종 가격 최대 18.2% 인상된다. 인상률이 가장 높은 것은 쏜살치킨으로, 1만3000원으로 기존가 대비 2000원(18.2%) 올랐다. 

편의점에서 수입맥주 가격마저 오르면서 '편의점 치맥족(族)'들의 부담도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은 최근 점주들에게 수입 맥주 12종의 가격 인상을 공지했다. 대상 제품은 기네스 드래프트, 아사히, 설화, 밀러 제뉴인 드래프트, 쿠어스 라이트 440·550㎖ 용량의 맥주캔 11종이다. 제품별 인상폭은 100~700원씩이다. 아사히 캔 350㎖ 제품은 3500원으로  500원 오른다. 이에 수입맥주 4캔 묶음 가격은 12종 모두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상향됐다. 

내달부터는 편의점에서 치킨과 맥주를 동시에 구매하려면 2만5000원을 내야 한다. 지금보다 3000원(13.6%)을 더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물류비, 원재료 등 가격 상승 요인이 있어 불가피하게 수입맥주와 치킨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면서 "수입맥주 유통사들이 납품단가를 올렸고, 치킨은 닭고기 가격이 뛰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한 달이 넘은 이제는 더 이상 약발이 통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물가 통제에 나선 지난달에는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꺾였다. 실제로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7%로, 14개월 만에 3%대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가격 인상에 나선 업체들이 늘자 소비자물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료는 이미 올랐고 가스비는 2분기에 인상되는 만큼 하반기에도 가격 상향 조정에 나서는 기업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가격 상승 요인이 있는데, 기업들의 가격 인상을 통제해 물가를 잡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은 적절치 않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