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승희(부산 중·영도) 국민의힘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관련 명부를 입수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가운데, 황보 의원은 전남편의 가정폭력 사건을 공개하고 나섰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3년을 참고 또 참았다"며 "제가 키우는 사춘기 두 딸이 상처받을까 봐, 또 사적인 부분을 시시콜콜 해명한다는 것이 공인으로서 맞는가 하는 부분, 국회의원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역주민들이나 당에 누가될까 걱정이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는 "저는 가정폭력의 피해자"라고 호소했다. 황보 의원은 "전 남편은 둘째 딸이 태어난 지 몇 달 후부터 말싸움으로 시작해 식탁을 엎고, 제 목을 졸랐다"며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를 훈육해야 한다며 침대에 집어 던지고 대나무로 때려 엉덩이에 피멍이 들었고 말리는 저도 함께 맞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늘 저와 가족들을 말로 조롱하고 비하했는데 2016년 이후부터는 이혼을 결심했지만, 아이들 때문에 실행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황보 의원은 2021년 합의 이혼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황보 의원은 "재산분할 등으로 본인이 챙길 걸 다 챙긴 후 5일 만에 당에 저를 제보했다"며 "저한테 탈당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괴롭힐 거라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서 선출된 제가 전남편의 요구로 탈당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받아들이지 않았더니 지금도 저와 아이들에게 직·간접적 거짓말과 공갈, 협박으로 사적보복을 하고 있다"며 "저에게 복수하려는 전 남편의 일방적 주장 만을 토대로 경찰은 1년 넘게 수사하고 있다. 모 언론은 그 사람의 진술이 마치 사실인 양 보도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황보 의원은 동거 중인 부동산 사업자 A씨가 자기 묵인 아래 의원실 관용차와 보좌진, 사무실 경비 등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황보 의원은 "보호돼야 할 사생활이 정쟁의 중심에서 무차별 까발려지고 거기에 그만둔 보좌진까지 가세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경찰은 최근 황보 의원의 전 남편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전 남편은 경찰에 선거 당시 황보 의원에게 돈을 건넨 이들 이름과 금액을 기록해 둔 것으로 보이는 명부를 찍은 사진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보 의원이 공천을 두고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일자 부산 중·영도구 구청장, 시·구의원 일동은 같은 날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헌금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며 "진상조사단 운운하는 민주당은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중·영도구 구청장, 시·구의원 일동은 역시 "해당 의혹은 황보 의원과 이혼한 전 남편의 일방적이고 악의적인 주장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4월부터 지금까지 1년 넘도록 경찰이 수사 중"이라며 "2년 뒤에 있을 지방선거 공천을 받기 위해 2020년 총선에서 금품을 줬다는 것은 시기적으로나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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