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KB증권
증권채가 자본시장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KB증권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수요예측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와 후순위채 청약을 받는 하나증권도 무난한 성공이 기대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AA+)이 이날 3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총 5300억원의 수요가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트렌치별로 살펴보면 1500억원을 모집한 2년물에 2700억원, 1500억원을 모집한 3년물에 260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모집액 기준 스프레드는 2년물은 +12bp(1bp=0.01%포인트), 3년물은 +14bp로 집계됐다.
수요예측이 흥행함에 따라 KB증권은 발행 물량을 대폭 늘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KB증권은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발행총액을 최대 4600억원으로 늘릴 수 있다고 공시했다.
KB증권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채무상환에 사용한다. 전자단기사채와 기업어음(CP) 등 단기채무를 장기채무로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흥행 성공으로 증권채는 3개월여만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에 성공했다. 앞서 현대차증권은(AA-)은 지난 3월 3일 1000억원 규모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모집액이 850억원에 그쳤다. 연초 이후 첫 증권채 미매각이 발생하면서 증권채는 공모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KB증권의 이번 수요예측 물량도 당초 3~4월 발행 예정이었으나 시장 환경의 변화로 발행이 지연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기본적으로 각자 시장에 대한 전망을 바탕으로 발행 규모와 시점 등을 조율한다"면서도 "현재로서는 단기간내 금리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일단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KB증권의 자금조달 성공으로 다른 증권채들도 무난하게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금융지주와 하나증권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자금 모집에 나선 상황이다.
한국금융지주(AA-)는 20일 총 1300억원 규모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별 모집액은 2년물 600억원, 3년물 700억원이고 발행금리는 민평금리에 -30~+30bp를 가산해 결정한다. 수요예측이 흥행할 경우 최대 2500억원으로 증액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증권(AA)은 AA- 신용등급으로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발행규모는 6년물 1300억원이고 금리는 6.20%로 결정했다. 5년 만기 및 7년 만기 AA-등급 회사채의 민평금리(4.668%) 대비 150bp 이상 높은 수준이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분기 들어 국채 금리가 오르긴 했지만 금리 수준이 여전히 매력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고금리를 제공하는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높은 환경"이라며 "시장 지배력이 준수하고 부동산PF 익스포져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등 펀더멘탈이 우량한 증권사의 회사채에는 지속적으로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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