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에서는 신당 창당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 4월 신당 창당을 공식화 했던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이어 양향자 무소속 의원까지 창당 의사를 밝히면서 '제3지대론'이 여의도 정가에 확산되고 있다.
제3의 정당이 기존 양당제에 환멸을 느낀 국민의 마음을 달랠 수 있을까. 정치전문가들은 지금의 소선거구제가 개편되거나 '대선주자급'으로 국민적 지지도가 높은 인물이 등장하지 않으면 신당이 정치권 변화를 선도하기에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금태섭·양향자 '신당 창당' 의사 표명...제3지대론 논의 '솔솔'
그는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을 통해 신당 창당에 대한 의지를 전하고 있다. 금 의원의 창당 소식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세번째 권력' 공동대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지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고졸신화' 주인공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이르면 오는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신당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당명은 '한국의 희망'이다. 양 의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희망에 현역 의원 5명이 관심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그러면서 "지금의 정당은 대통령 제조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심지어 대통령 후보가 없을 때는 빌려온다"고 혹평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정권에서 검찰총장을 지낸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3지대, 선거 앞두고 '블루오션'에 그쳐...성공변수는 '인물'
선거를 앞두고 제3세력이 출연했던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현대그룹 창업자인 정주영 회장은 지난 1992년 대통령선거에 입후보하기 위해 통일국민당을 만들었다. 통일국민당은 그해 3월 정 회장의 개인기에 힘 입어 총선에서 31명의 당선자를 배출했지만 대선을 기점으로 쇠락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신당이 성공했던 가장 최근 사례로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안철수 의원(현 국민의힘 소속)이 창당한 국민의당을 꼽았다.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녹색 돌풍을 일으키며 38석을 획득해 원내 제3당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 이후 존재감을 잃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제3당은 양당체제에 대한 불만이 커질 때마다 블루오션으로 여겨졌다"며 "그러나 한국 정치사에서 영속성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운영된 제3당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당이 성공적인 제3지대로 주목을 받았지만 제도화되지 못하고 실패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제3당의 성공 해법으로 "국민적 인지도가 높고 젊으며 제3당을 이끌만한 상징적인 인물이 신당에 참여하느냐가 관건"이라며 "1등만 선출되는 소선거구제가 바뀌지 않으면 제3당이 앞으로 살아남기는 힘들다"라고 지적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국민의힘, 민주당,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비호감도가 반영되면서 제3당이 출연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등장하고 있는 신당들이 선거에서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지명도가 놓은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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