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반격의 시작일 뿐"…美·中 반도체 전쟁 '강대강'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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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이지원 기자
입력 2023-07-0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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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보복 포석 깔았다...리튬까지 확대할라 전전긍긍

  • 美·日·EU 등 반도체 기업 사정권…中 역풍 관측도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6~9일 중국을 방문하면서 3년 넘게 중단됐던 미·중 경제 수장 대화가 재개되지만 양국은 반도체 전쟁을 해소할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승기를 잡기 위해 양국이 더 센 조치를 퍼붓는 강대강 국면으로 치달으면서 이미 물러설 자리가 없는 싸움이 됐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클라우드 컴퓨팅 등과 관련한 추가 대중국 제재를 발표하면 중국이 다시 반격에 나서는 대치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中 보복 포석 깔았다···리튬까지 확대할라 전전긍긍 
로이터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중국 당국이 최근 예고한 갈륨, 게르마늄과 이들 화합물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반격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내부 사정에 정통한 고위 관리들은 추가 보복에 무게를 뒀다. 중국 상무부 고위 관리는 “서방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 맞서 추가 보복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영 싱크탱크인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웨이젠궈 전 상무부 부부장은 관영 중국일보와 인터뷰하면서 "(이번 광물 통제는) 반격이 시작된 것일 뿐"이라며 "중국은 제재 수단인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은 반격을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이달 1일부터 시행되는 대외관계법은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위반하고 중국의 주권, 안보 및 발전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상응하는 반격과 제한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팃포탯(tit for tat·맞대응) 전략을 위한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칩 수출 규제,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중국 업체 접근 제한 등 강력한 추가 규제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중국 역시 고강도 제재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미국 컨설팅 회사 유라시아그룹은 중국의 이번 광물 수출 통제 조치는 미국, 일본, 네덜란드 등에 중국이 보복 수단을 쥐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기 위한 카드라고 분석했다. 중국에 대해 첨단 기술 접근을 더는 막지 말라는 경고라는 것이다.
 
실제 서방은 중국이 원자재 수출 통제 조치를 확대할까 우려하고 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는 이날 한 콘퍼런스에서 “중국이 칼을 뽑았다”며 “만약 (수출 통제) 조치가 리튬 등으로 확산한다면 독일은 전혀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美·日·EU 등 반도체 기업 사정권···中 역풍 관측도

중국이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통제권을 바짝 움켜쥐겠다고 예고하자 일부 기업들은 이미 광물 사재기에 나섰다. 갈륨과 게르마늄 공급은 사실상 중국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며 중국이 수출 문을 좁히면 이들 광물 가격은 폭등할 수밖에 없다. 중국 게르마늄 생산업체 관계자는 유럽, 미국, 일본 바이어들이 제품 비축을 문의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중국 상무부가 다음 달부터 갈륨과 게르마늄 관련 물질 수출을 허가제로 실행하는 만큼 미국 주도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에 동참한 나라들은 난처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들이다. 화합물인 질화갈륨(GaN)은 자동차에 사용되는 전력관리 반도체와 통신 장비용인 무선주파수 반도체 등에 사용된다. 이러한 반도체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미국이나 유럽 회사들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울프스피드, NXP 세미콘덕터스와 독일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통신기기에 주로 사용되는 고주파 반도체를 만드는 브로드컴, 퀄컴, 코보, 무라타제작소 역시 파장을 비껴가긴 힘들 것으로 봤다.

다만 중국이 역풍에 직면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세계 각국이 대체지로 눈을 돌리면서 탈중국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10년 일본과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 분쟁으로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자 미국과 호주 등은 희토류 생산을 크게 늘렸다. 이에 2010년 98%였던 중국의 세계 희토류 공급 점유율은 지난해 70%까지 낮아졌다.
 
이미 일부 서방 기업은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세계 최대 원자재 거래 회사 트라피구라가 이끄는 세계 2위 아연 생산업체 니어스타는 미국 테네시주에 있는 아연 제련소에 1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게르마늄·갈륨 처리 시설을 세우는 안을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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