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코리아 잼버리'로 끝난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두고 정부가 대대적인 감찰과 감사에 들어간다. 국회는 주무 부처 장관들을 불러 책임 소재를 따져 물을 예정이다.
13일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12일 열린 잼버리 예산은 총 1171억원이다. 잼버리 개막 직후 온열환자가 속출하고, 화장실·샤워실 등 시설 미비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예비비 69억원이 급히 투입됐다.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한다는 예보로 새만금 야영장에 머물던 참가자들이 조기 철수하면서 숙박비와 식비, 운송비로만 200억원 가까이 또 들어간 것으로 추산된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절반의 성공에 그친 새만금 잼버리를 두고 감사원은 잼버리 조직위와 전라북도,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 기관·부처에 대한 감사를 준비 중이다. 이르면 이번 주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잼버리 개최지로 전북 부안군 새만금이 선정된 2017년 8월부터 지난 6년간 준비 상황은 물론 부지 선정, 관련 인프라 구축, 조직위 운영 실태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예산 집행 내역과 배경 등도 따진다. 새만금 잼버리는 예비비를 제외한 1171억원 가운데 74%인 870억원을 조직위 운영비와 사업비에 쓰고 화장실·샤워장·급수대 등 야영장 내 시설비로는 130억원만 편성해 논란이 일었다.
전북도를 대상으로는 잼버리 유치를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추진과 예산 확보 수단으로 활용한 부분 등을 들여다본다. 담당 부처인 여가부와 행안부가 제대로 관리·감독을 했는지도 살필 예정이다.
여야는 8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16일부터 관련 상임위를 열고 부실 운영 책임을 따져 묻는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오는 25일 전체회의를 열고 여가부를 상대로 새만금 잼버리 관련 현안 질의를 한다. 여가부는 잼버리 주무 부처로서 김현숙 여가부 장관이 조직위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김 장관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차질 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잼버리는 개막 초기부터 폭염·위생 대책 미비로 거센 질타를 받았다.
앞서 오는 16일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다. 행안위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불러 잼버리가 부실 운영된 배경을 질의할 예정이다.
한편 잼버리 참가자 중 일부는 대회 폐막 후에도 계속 남아 한국 관광과 문화 체험을 이어가고 있다. 요르단 대원들은 경기 남양주 홍유릉과 독립운동가 이석영 선생 뜻을 기린 '리멤버 1910'을 방문해 한국 전통 가옥과 역사를 배웠다. 전북에서는 아일랜드·체코 등 7개국 대원 510여 명이 남아 전주 한옥마을과 임실 치즈테마파크, 군산 선유도 등을 관광 중이다.
정부는 이들에 대해 숙소와 식사 등을 계속 지원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대통령 지시에 따라 12일 이후 진행되는 숙식·교통·문화 체험·관광 등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