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계속되는 위기,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일부 아세안 국가 간 갈등, 미·중 패권 경쟁 가속화 속에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린다.
로이터통신은 아세안 회원국 정상을 비롯해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 각국 정상과 고위급 인사들이 자카르타에 모여 역내 문제를 논의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인도네시아는 이날부터 7일까지 ‘아세안의 중요성: 성장의 중심지'(Asean Matter: Epicentrum of Growth)를 주제로 제43차 아세안 정상회의와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등을 진행한다. 이번 회의에는 22개국 정상급 인사를 비롯해 9개 국제기구가 참석해 다자회의와 양자회의 등을 갖는다.
미국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중국에서는 리창 총리가 자리한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참석한다.
올해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는 중국과 일부 아세안 회원국이 영유권을 다투는 남중국해 문제다. 중국은 지난 8월 남중국해의 약 90%를 중국 영토로 표기한 10단선 지도를 공표했다. 이에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아세안 회원국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반발했다.
인도네시아 외교부가 6일로 예정된 제26차 아세안·중국 정상회의에서 양측이 3년 안에 남중국해 행동준칙(COC)을 제정하기로 합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캄보디아, 라오스 등 아세안 일부 회원국이 친중국 입장을 견지해 남중국해를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지난 2021년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사태도 이번 회의의 주요 이슈다. 쿠데타 발생 2년이 지났지만, 미얀마 군정은 지금도 민주세력을 탄압해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아세안은 이번 회의에서 미얀마 위기 해결을 위해 적대 행위 중단과 포괄적인 대화를 요구하는 아세안 평화 계획을 검토할 예정이다.
그러나 태국이 일방적으로 미얀마 군정과 회담을 가진 데다가, 일부 회원국은 미얀마 군정의 고위급 회담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미얀마 사태에 대한 단합된 진전을 이루지 못한다면 회원국 간 분열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9∼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는 참석할 예정이나, 아세안 회의에는 불참해 미국의 아세안 경시 비판도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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