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해외 진출 러시] "내수 시장으론 한계…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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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남라다 기자
입력 2023-09-1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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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업영역 확장·신성장 동력 발굴 '두 마리 토끼'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전경 사진롯데쇼핑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전경 [사진=롯데쇼핑]

유통기업들이 세계를 무대로 'K-브랜드' 전진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들은 한정된 내수시장을 넘어 북미 시장부터 베트남 등 동남아까지 해외 무대를 확대하며 신시장 개척의 선봉에 섰다. 

과거 해외 진출이 현지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가장 한국적인 점을 앞세워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한국식 쇼핑문화를 전파하고 K-뷰티와 K-푸드를 알리고 있는 셈이다.
 
◆‘기회의 땅’ 베트남으로…국내 경기 침체 속 해외사업 잇따른 성과

인도와 함께 차기 아시아의 시장으로 불리는 베트남은 국내 유통기업의 텃밭 중 하나다.
 
롯데그룹은 일찌감치 베트남 시장을 선점했다. 1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2008년부터 현재까지 15년 동안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인 결과 현재까지 총 15개 점포를 열었다.
 
오는 9월 중순에는 롯데쇼핑 등 롯데 유통군이 베트남 하노이에 쇼핑몰, 마트,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을 모은 초대형 상업복합단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오픈한다. 단지 연면적만 약 35만4000㎡(약 10만7000평), 축구장 50개를 합한 규모로 현지 유통시설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롯데그룹은 롯데시네마가 44개의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베트남 현지에 있는 국내 소비자를 비롯해 현지인들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중이다.
 
롯데쇼핑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통해 현지 내수 경제 활성화와 함께 3000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했다. 
 
CJ제일제당도 지난해부터 베트남 키즈나 공장을 준공하고 현지생산을 통해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핵심 역량을 보유한 냉장·냉동사업에 집중하고 상온 간편식, 건강음료, 소스, 스낵 등 상온시장으로도 진출해 베트남에서도 종합식품회사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리온은 지난 7일 자사 베트남법인 수익 가운데 1100억원을 배당금으로 수령해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오리온은 지난달 말 베트남법인에서 배당금 500억원을 수령했고, 다음달 중 배당금 600억원을 추가로 들여온다. 오리온이 베트남법인에서 국내로 배당금을 들여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리온은 1995년부터 베트남에 초코파이 수출을 시작했고, 2005년에는 베트남법인을 설립했다. 오리온 베트남법인 연매출은 2016년 2000억원을 돌파했고 2021년과 지난해 각각 3000억원, 4000억원을 넘어섰다.
 
오리온 관계자는 “배당금 1100억원은 충북 진천군 부지 매입과 공장 증설, 물류센터 건설,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워홈도 최근 베트남 교육기업 FPT교육(FPT EDUCATION)과 ‘학생식당 식음서비스 운영’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현지 단체급식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워홈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해외사업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10%를 넘어섰다. 올해는 해외법인 매출 비중 30% 돌파를 새로운 목표로 내세웠다.
 
현재 아워홈의 해외 단체급식점포는 베트남 45개점, 중국 40개점, 미국 2개점, 폴란드 1개점이다. 이 가운데 베트남의 경우, 기존 지난해에만 13개 점포를 추가 개점하는 등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CJ푸드빌 미국 조지아주 공장 조감도 사진CJ푸드빌
CJ푸드빌 미국 조지아주 공장 조감도 [사진=CJ푸드빌]

 
◆파리바게뜨·뚜레쥬르, 북미 시장 경쟁 ‘가속 페달’

'K-베이커리' 역시 해외 무대에서 선전하고 있다. 'K-베이커리'의 양대산맥인 SPC그룹의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가 최근 승부처로 낙점한 지역은 북미 시장이다. 이들은 오는 2030년까지 북미 지역 내 1000호점 문을 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상태다.
 
현재 매장 출점 경쟁에서 우위에 있는 곳은 파리바게뜨다. 파리바게뜨의 미국 내 점포 수는 130여개에 달한다. 연내 160여개점 추가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미국에서 1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점포는 LA,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주 등 26개주에 자리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연내 미국 내 매장을 120개로 늘릴 예정이다.
 
해외 매장은 파리바게뜨(450여개점)가 뚜레쥬르(380여개점)보다 많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2위 점포가 경쟁우위에 서기도 한다. 
 
중국 대신 다른 국가에 집중하는 것도 공통점이다. 2004년 중국에 진출한 파리바게뜨는 지난 2019년 300호점을 출점한 이후 3년째 점포수가 제자리에 머무르자 진출국 다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뚜레쥬르 운영사인 CJ푸드빌 역시 중국 중심에서 탈피해 미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53개, 베트남 38개 점포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공장 부지로 조지아주를 최종 낙점했다. 미국 공장은 냉동 생지와 케이크 등 연 1억개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 규모로,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수시장 한계에 봉착한 유통기업들에 이제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면서 “국가별 상황이 달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올해부터 중장기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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