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의 흰우유 편의점 가격이 3000원을 넘기면서 소비자 심리적 저항선이 뚫렸다. 우유 가격의 소비자 심리적 마지노선은 통상 3000원으로 여겨진다. 유업계는 대형마트에서 파는 우유 값만 3000원 선을 지키는 대신, 편의점 가격 인상률은 마트보다 높게 책정하면서 '꼼수 인상'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남양유업은 다음달 1일 편의점에서 흰우유 제품(900㎖ 이상) 가격을 3200원으로 각각 인상한다.
앞서 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1ℓ짜리 흰 우유 제품 ‘나100% 우유’ 가격을 3050원에서 3200원으로 오른다고 발표하자, 남양유업이 지난주 중 편의점업계에 ‘맛있는 우유GT 900㎖’ 가격을 3050원에서 3200원으로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동원F&B도 편의점에서 ‘덴마크 대니쉬더건강한우유' 900㎖(2입)’ 제품 가격을 5000원으로 기존가(4800원) 대비 4.2% 인상한다.
지난 7월 우유 가격을 결정하는 음용유용 원유 값이 ℓ당 88원(8.8%) 오른 1084원으로 결정됐다. 당시 유업계는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라“는 정부의 요청에 화답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하지만 사실상 판매 채널별로 가격 인상률을 달리해 흰우유 가격 최소화에 따른 손실을 줄이려는 속내가 엿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1ℓ짜리 흰우유 가격만 3000원 선을 지키는 대신, 편의점 등 다른 판매 채널에서 취급하는 제품과 가공유의 가격 인상률을 높이는 식이다. 실제 저용량의 흰우유 제품 가격의 인상률은 더 높게 책정됐다.
남양유업도 마찬가지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맛있는우유GT 500㎖’ 가격은 10% 뛴다. 200㎖와 310㎖ 제품은 각각 9.1%, 9.4% 인상된다. 가공유 가격도 최대 12% 오른다. 서울우유의 가공유 300㎖와 요거트 ‘비요뜨’의 가격은 11.1%씩 인상된다. 남양유업의 250㎖짜리 초코에몽은 12.5% 뛰고 180㎖짜리 초코에몽, 딸기에몽은 7.7% 오른다.
아직 유제품 가격을 확정 짓지 못한 매일유업도 흰우유 가격에 한해 서울우유와 남양유업과 같은 인상 방식을 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동안 유업계 2, 3위인 매일·남양유업은 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유제품 가격을 결정하면 비슷한 인상률을 적용해 왔기 때문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우유는 서민 품목으로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이 3000원인 만큼 편의점 판매가도 원유 값 인상률 8.8%보다 절반 수준인 4%대로 낮추려고 노력했다”면서 “그러나 3000원 이상이면 비싸다는 소비자 인식이 강한 만큼 저렴한 우유 등 대체재로 수요가 이동할지 상황을 지켜보며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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