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종합지수 3000선이 붕괴하는 등 중국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중국 정부가 24일 184조원어치 국채 추가 발행 등 경제·금융 안정화 의지를 적극 내비쳤다. 이 소식에 고꾸라졌던 중국 증시도 24, 25일 연속 강력한 상승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중국판 추경'···184조 국채 추가 발행
2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회격) 상무위원회 6차 회의에서는 올해 중앙 정부 예산을 조정해 4분기 1조 위안(약 184조원) 국채를 추가로 발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마련한 재원은 전액 지방정부에 이전돼 국가 재난 예방 및 복구에 활용된다. 이른바 '중국판 추경(추가경정예산)'이다.
조달한 자금은 올해 5000억 위안을 사용하고, 내년에 5000억 위안을 이월해 사용할 계획이다.
특히 추가 발행한 국채는 중앙 재정적자에 반영돼 지방정부는 상환 의무를 갖지 않는다. 앞서 2020년 코로나19 발생 당시 발행한 특별국채가 중앙재정 적자에 반영되지 않은 것과 비교된다.
이는 그만큼 부동산 위기로 재정난에 맞닥뜨린 지방정부를 대신해 중앙정부가 재정 부담을 지는 방향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크 윌리엄스 캐피털 이코노믹스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승인된 추가 재정 지원은 우리가 예상했던 조치"라면서 "올 연말 중국의 갑작스러운 재정 긴축을 막기 위해 필요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실업률과 부동산 위기, 지방정부 재정난까지 '첩첩산중'에 직면한 중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중국 지도부는 경제와 금융시장을 지원 사격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며 시장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다.
習, 인민은행 '깜짝' 방문···경제·금융 지원사격 신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2013년 국가 지도자 취임 후 처음으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이날 오후 허리펑 부총리 등과 함께 베이징 인민은행과 국가외환관리국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 주석은 3조달러(약 4042조5000억원) 규모의 중국 외화보유액에 대한 설명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의 인민은행 방문은 중국 당국이 경제와 금융시장 지원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보로 읽혀졌다.
중국의 올해 3분기 중국의 GDP 성장률은 4.9%로 시장 전망치(4.4%)를 웃돌았다. 남은 4분기 성장률이 4.4% 이상만 기록하면 올해 목표치(5.0% 안팎) 달성도 무난하다. 다만 부동산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박으로 중국 경제 회복세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6년 만의 금융공작회의···부동산 디폴트 해법 모색?
이러한 가운데, 중국의 장기 금융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전국금융공작회의도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개최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아시아 외환위기가 터졌을 당시인 1997년 첫 회의가 개최된 이후 5년마다 열리는 금융공작회의가 중국 금융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회의로, 장기적 금융발전 방향과 금융개혁 방안을 결정하게 된다.
최근 지방정부 자금조달 플랫폼(LGFV) 및 비구이위안·헝다·완다 등 대형 부동산기업 부채 리스크 문제가 대두되는 만큼 이와 관련된 의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회의가 열렸던 2017년 7월에는 금융 리스크 문제가 집중 논의돼 그해 11월 국무원에 금융감독 최고 의사결정 회의체인 금융안정발전위원회가 설치됐다. 다만 최근 중국 지도부는 금융안정발전위원회를 없애고 그 권한과 역할을 당중앙금융위원회로 이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