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 본관 제2회의장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 5명을 초청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평가와 경기침체 탈출 방법 등을 청취했다.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년 예산안에 대해 "경기상황과 재정정책 기조가 부조화됐다"며 "아웃풋 갭(실제 경제성장률-잠재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경기하강국면이라는 뜻이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기대응적인 정책을 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저조, 중국 리오픈닝 효과 미미, 긴축적인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고물가로 인한 소비위축 및 투자저조로 인한 내수 침체 등이 올해 경제 침체의 원인"이라며 "이같은 요인들이 한국경제의 성장률 1%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석 교수는 "건전재정 기조 유지를 위해 경제활동인구를 늘려 국내총생산을 증가시키고 이를 통해 세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며 "이 경우 국민연금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 수입도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고소득·고학력 이민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자녀 교육과 주거비용을 지원함으로써 국내에 장기 정착 유인을 높이는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제학과 교수는 경기 악화 이유가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등의 정책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재정지출 증가 정책과 저금리에 의한 신용팽창 정책을 실시했다"며 "이는 장기적인 경제침체에 따라 부작용만 양산했다"고 질타했다.
양 교수는 "정권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재정운영으로 경제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며 "전 분야에서 재정중독을 치유해야 하며, 특히 연구개발 분야의 재정지출을 효율화하기 위해 국가혁신시스템의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내년 예산안은 건전재정이라기 보다는 소극적 재정지출"이라며 "정부가 예상한 내년 총수입은 2.2% 감소하고 총지출은 2.8% 증가한다. 총수입과 총지출은 –5%p 차이로 재정 건전성이 결국 악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천승현 세종대 물리천문학과 교수는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을 우려했다. 천 교수는 "이번 예산안은 특히 미래성장 사다리인 기초연구 사업에 돌이킬 수 없는 나쁜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며 "생애기본연구와 신규과제 실종은 다양성, 창의성의 연구생태계 파괴 및 나아가 미래성장 사다리를 걷어차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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