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사이에 ‘탈중국’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가 중국 사업 지분을 확대했다. 중국 시장의 성장 기회를 높이 평가해 몸집 키우기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22일 재일제경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전날 칼라일그룹으로부터 중국 사업 지분의 28%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칼라일그룹은 맥도날드 중국 사업 지분 전체를 매각하게 되고, 맥도날드는 지분 48%를 보유하게 된다. 최대주주는 지분 52%를 보유한 중국 국영은행인 중신은행으로 유지된다. 지분 인수 작업은 관련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내년 1분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이 지분구조를 단순화할 적기라고 생각한다”며 “증가하는 중국의 수요는 우리에게 큰 기회”라고 지분 인수 이유를 설명했다.
투자 리서치업체 노스코스트리서치의 외식 산업 분석가 짐 샌더슨은 “투자 포지션이 강화되면 (기업이) 시장에서 기대하는 만큼 성장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데 있어 발언권도 함께 강화된다”고 짚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지분 인수액은 약 60억달러(약 7조7580억원)로 추정된다. 2017년 맥도날드가 지분의 80%를 칼라일그룹과 중신은행에 매각했을 때 금액인 21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맥도날드는 당시 지배구조 재편과 함께 중국에서의 브랜드명을 발음이 유사한 홍콩식 번역명인 ‘마이당라오(麦当劳)’에서 금색 아치(Golden Arches)를 뜻하는 ‘진궁먼(金拱门)’으로 바꾸고 매장 보유 수 확대 및 배달 서비스 확장 등을 통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왔다.
1990년 선전에 중국 내 첫 매장을 연 맥도날드는 2017년까지 매장 수를 2500곳으로 늘렸고, 현재는 그 2배인 5500곳으로 증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으로 성장했다. 이번에도 ‘지배구조 재편→매장 보유 수 확대→사업 확장’이라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외신들은 맥도날드의 이번 행보가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속속 철수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앞서 미국 최대 육류 가공업체인 타이슨푸드는 중국법인을 매각했고, 영국 생활용품업체인 레킷벤키저 역시 일부 중국 사업을 매각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에 대해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제 둔화 등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거나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과 대조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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