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 이어 '온라인판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 먼데이의 온라인 매출까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매출 확대 배경에는 유통업체들의 가격 대폭 할인 마케팅이 자리잡고 있어 소비 둔화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7일(이하 현지시간) FT, 로이터 등이 마케팅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 애널리틱스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사이버 먼데이인 27일 온라인 매출은 약 124억 달러(약 16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전년 대비 5.4% 가량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데이터 분석업체 세일즈포스에 따르면 27일 오후 4시 기준 사이버 먼데이 매출은 약 70억 달러로 전년 대비 4%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일즈포스는 매출 증가가 가격 상승보다는 판매량 증가가 컸다면서, 이는 소비자 수요가 증가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이에 지난 주 블랙프라이데이에서도 온라인 매출이 약 98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데 이어 사이버 먼데이 매출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는 미국 유통업계의 성수기로,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출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만큼 소비 추이가 경제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소비자 배송) 부문을 맡고 있는 베릴 토메이 부사장은 "이번 시즌은 결과가 좋을 것 같다"고 FT에 말했다. 미국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쇼피파이는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이 전년 대비 22% 늘어난 41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날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5% 가까이 올랐다.
다만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의 경우, 유통업체들의 대폭 할인 행사가 매출 진작에 기여한 바가 커서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반드시 낙관적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고금리, 고물가 환경 속에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기업들의 박리다매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주요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경우, 일부 의류에 대해 최대 60%의 할인율을 제시했는데 이는 작년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율인 50%에서 10%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나이키와 아마존의 주주로 있는 투자업체 YCG인베스트먼트의 브라이언 야크트먼 회장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및 사이버 먼데이 매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유통업체들은 큰 수혜를 보기 어렵다고 평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매출 호조) 효과를 반감시켰다"며 "겉으로 보이는 것 만큼 큰 호재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마트, 타겟 등 유통업체들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산운용사 사이즈모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찰스 사이즈모어 수석투자책임자(CIO)는 유통업체들의 할인 행사가 앞으로 수주간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유통업체들의) 이익률이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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