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호(號) 비상대책위원회가 출항 준비를 앞두고 있다. 22대 총선을 100여 일 앞두고 50세 새내기 정치인이 집권여당의 선장이 됐다. 한 지명자의 당면과제는 비대위 구성이 될 전망이다. 김기현 전 대표 사퇴 후 흔들리는 국민의힘을 좌초 위기에서 구하고 파격적인 쇄신을 이룰지 정치권 관심이 집중된다.
2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다음날 온라인으로 전국위원회를 열어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로 한 지명자 임명을 확정한다. 한 지명자는 임명된 후 비대위원 인선을 진행하는데, 완료 시점은 오는 29일께로 예상된다. 비대위원은 비대위원장과 당연직인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을 포함해 15명 이내로 구성된다. 이에 따라 한동훈 비대위 출범은 내년 1월 1일이 될 전망이다.
비대위 구성은 한 지명자에게 1차 과제가 될 전망이다. 기존 친윤(친윤석열) 색채를 덜어내고 파격 인선을 해야 한다는 게 정치권의 목소리다. 한 지명자는 일단 '실력'을 비대위원 인선 키워드로 제시했다. 당내에서는 일단 가장 취약한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표심을 견인할 수 있도록 수도권 중심의 젊은 비대위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동 여부도 관심사다. 앞서 이 전 대표는 27일 탈당 후 신당 창당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한 지명자와 이 전 대표와의 만남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실력을 중시하는 한 지명자가 이 전 대표를 끌어안을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이 전 대표 측에서는 만남 가능성을 낮게 내다봤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아직 한 지명자와의 회동 관련해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며 "한 지명자의 비대위원장 인선은 결국 윤심(尹心·윤대통령 의중)이 작용한 거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한 지명자가) 이 전 대표를 포섭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만나더라도 유의미한 대화가 오고 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당 창당 수순은 예고한 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창당 절차가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전 대표 측근 그룹인 소위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간에도 거취를 놓고 행보가 엇갈린 상태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내에서 혁신하고 당내에 남는 것이 저를 최고위원으로 뽑아준 당과 당원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탈당 의사에 선을 그었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한과 이는 이제 정치적으로 보완재 관계라기 보다는 일종의 대체재 관계의 성격"이라며 창당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준석 신당이 지난달만 하더라도 굉장한 동력이 있어 보였는데, 지금은 측근인 김 전 최고위원도 신당에 가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한동훈 비대위가 워낙 언론과 대중의 집중도와 이목을 끄는 바람에 탈당 후 신당의 동력과 장점이 상쇄됐다"고 진단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기존 김기현 체제에 실망했던 보수층의 지지가 한동훈 비대위로 흡수될 것"이라며 "중도층의 경우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는 거대 양당 쪽으로 지지가 찢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제3당은 정체성이 약하고 일부 분열해서 나오는 세력을 흡수하게 될 것이다. 신당에 대한 관심도는 시간이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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