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표의 탈당 시그널을 두고 '몸값 부풀리기'라는 예측도 나왔지만 실제 탈당까지 이뤄지면서 앞으로의 이 전 대표의 행보를 두고도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탈당이 자충수를 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을 떠나는 순간 정치적 동력이 저하될 수 있는 만큼 이제 막 닻을 올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와 대결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노원구 상계동 한 숯불갈비집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를 시작한 지 12년째 되는 오늘을 그날로 정해놓고, 지난 몇 달간 많이 고민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과거의 영광과 유산에 미련을 둔 사람은 선명한 미래를 그릴 수 없다"며 "국민의힘에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고 말했다. 당과의 결별을 선택한 것이 그간 자신을 향한 당내 '핍박'보다는 '정치적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이라는 설명이다.
한 비대위원장을 향한 발언도 이어졌다. 이 전 대표는 "지금도 누군가는 상대를 악으로 상정하고 청산하는 것을 소명으로 생각하고 그 방향으로 시민들을 이끌려고 한다"며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2년이 다 돼가는데도 왜 적장을 쓰러뜨리기 위한 극한 대립, 칼잡이의 아집이 우리 모두의 언어가 되어야 하냐"고 반문했다. 전날 한 비대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운동권 정치세력 청산'을 주요 내용으로 강조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한 비대위원장을 염두하기보단 국민의힘을 장악하고 국가 운영하는 세력에 대해 전반에 대한 얘기"라며 "공교롭게도 그 집단이 동일성을 갖고 있어서 오해하는 것 무리 아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탈당과 동시에 가칭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회 신청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했다. 내년 1월 초중순 창당이 목표다. 이 전 대표가 새로운 노선을 선택한 만큼 기존 보수 세력의 선봉장이 된 한 비대위원장과 경쟁구도가 불가피해졌다. 실제 이날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평균적인 사람', '상계동' 등을 강조하며 강남 8학군 출신 한 비대위원장과 대비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한동훈과 경쟁자의 관계"라며 "이준석과 차별화 할 게 아니라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하라"고 조언했다. 한 비대위 체제를 넘어설 신당 청사진에 관한 물음엔 "한 비대위원장 넘어서기가 도전 과제가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다수 의석 획득이 신당의 목표"라며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는 "온라인을 통해 모집한 국회의원 출마 예정자도 60~80명 정도 있고 지속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선 국면에서 여당과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게 점쳤다. 다만 금태섭 새로운 선택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 희망 대표와는 긴밀한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며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