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지난 2일 이 대표가 부산에서 피습 당한 다음날 일제히 반성문을 내놨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비상대책회의에서 "여야 모두 독버섯처럼 자라난 증오정치가 국민께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인정하고, 머리를 맞대 정치문화를 혁신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인들의 선을 넘나드는 막말이 지지자는 물론 일반 시민을 자극하며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에 대한 혐오로 번졌다"며 자성의 말을 남겼다.
가장 첨예하게 의견 대립을 보이는 건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정부로 이송된 이른바 '쌍특검(김 여사 주가조작 및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관련)법'이다.
민주당은 쌍특검법이 정부로 송부되자 즉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용을 압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간 예고한 대로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재의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정부·여당은 쌍특검법이 야권 주도의 '총선용 악법'이라고 주장해왔다.
민주당은 향후 권한쟁의심판을 신청하고 재표결 논의를 오는 2월까지 끄는 방법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거부권을 행사하면 권한쟁의심판 등 법적 조치하겠다"고 엄포한 바 있다. 또 "과거 의사일정 보면 선거가 있는 해에는 2월에도 임시국회를 계속 열었다"며 "임시국회는 최대한 설 연휴 이후에 열 예정"이라고도 했다.
핵심은 참사 진상 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설치 여부다. 민주당은 설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피해자 지원과 재발 방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반발 중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협의하지 않을 경우 특조위 설치를 담은 특별법을 강행할 방침이다.
최영일 정치평론가는 "야당 대표이자 차기 대권주자(이 대표)에 대한 테러는 그간 한국 정치에 쌓여온 증오 메커니즘이 극단에서 터져나온 것"이라며 "이런 사건이 터져도 자성은 보이지 않고, 감정적인 진영 결집과 적개심 강화만 난무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증오 정치'가 이어진 이유로 "정치인과 지지세력, 그리고 상호 진영 사이에선 합리성과 논리, 정책 토론 보다 증오심을 이용해 가스라이팅한 역사가 길다"고 설명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양극화가 임계점까지 도달해야 '뭔가 잘못됐구나' 하고 걱정할 것 같다"며 "이걸 해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를 만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병문안을 가서 '고생하셨다' 이렇게만 하면 (강성 지지층에) 명확한 경고의 메세지를 주는 건데 이렇게 하지를 않는다"며 "말만 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병원도 가고 원내대표도 만나야 이런 증오 정치가 사라진다"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